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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의 무가당 소주 제품 ‘새로’. 사진=롯데칠성음료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소주 2인자’, ‘3등 맥주’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떼기 위해 주류제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 제품군의 하나인 제로슈거(무가당) 소주 ‘새로’를 단독 브랜드로 키우는 동시에 연내에 자사 맥주 대표 브랜드 ‘클라우드’의 신제품도 내놓는 것을 계기로 주류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 MZ세대 입맛 선호도 겨냥 ‘새로’ 소주 브랜드 세분화
23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최근 내부회의를 거쳐 기존 제로소주 ‘처음처럼 새로’를 ‘새로’로 제품명을 바꾸고, 추후 판매하는 소주 광고용 띠지에서 처음처럼 로고도 빼기로 했다. 소주라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핵심 타깃 연령층과 마케팅 방향성도 달라 장기적 관점에서 독자 브랜드로 가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새로’는 16도의 저도수와 과당을 첨가하지 않아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장점으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선호도를 넓혀가고 있다. 구미호에서 착안한 제품 마스코트 ‘새로구미’ 등 새로운 것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 성향을 반영한 마케팅으로 ‘소주는 어른들의 술’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다가간 점도 주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9월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액 1000억원을 돌파하며 ‘메가히트 상품’으로 성장하고 있다.
‘새로’로 독자 상품명을 전환한 것과 관련, ‘새로’가 시장에 안착하면서 롯데칠성음료가 향후 소주사업 확장성을 고려해 소주 포트폴리오 손질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새로’의 흥행으로 롯데칠성음료의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상반기 15%에서 1년 만에 올해 2분기 21%로 올라갔다. 롯데칠성음료의 역대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로는 사상 최고치다.
특히, 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과 ‘새로’의 브랜드 분립과 함께 앞서 IR보고서를 통해 증류주 소주 재도전을 알린 만큼 주력 소비층별로 제품 세분화에 돌입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2021년 단종된 롯데칠성음료의 증류식 소주 ‘대장부’는 2016년 첫 선보인 당시 처음처럼 아래 귀속되지 않은 독자 브랜드로 출시됐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증류식 소주는 아직 개발, 출시, 판매 시점과 타깃 시장 등이 구체화되지 않은 준비 단계"라면서 "새로의 경우 패키지 다변화는 고려하고 있으나, 소주 특성상 재료 한계 때문에 모 브랜드가 돼 제품군을 넓히기엔 시기상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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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맥주 제품. 사진=롯데칠성음료 |
◇100% 국산 재료 ‘클라우드’ 연내 신제품 출시 반전 시동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대표 브랜드 ‘클라우드’도 새 제품을 선보이고 맥주사업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첫 선보인 ‘클라우드’는 출시 1년 만에 시장 점유율 5%를 기록했으나, 이후 오비맥주·하이트진로의 견제에 밀려 제자리걸음 상태다. 2021년 4월 ‘클라우드 오리지널’,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의 패키지 리뉴얼도 시도했지만 큰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다만, 오는 11월 21일 야심작 ‘클라우드 칠스’를 공개하면서 점유율 반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당초 브랜드 리뉴얼로 맥주 사업 개편을 나설 계획이었으나 신제품 출시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제품은 투명병 디자인과 함께 맥아와 홉, 효모 등 전 재료를 국내산만 사용한 게 특징이다.
업계는 맥주 성수기인 여름철을 피해 롯데칠성음료가 의도적으로 비성수기인 겨울철에 신제품을 내놓았다고 바라보고 있다.
송년회, 회식 등 각종 모임이 잡힌 연말을 앞두고 신제품을 내놓고 소맥(소주+맥주)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맥주 1위 탈환을 걸고 올 여름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신제품 ‘켈리’나 리뉴얼한 ‘한맥’과 함께 마케팅을 병행하며 접전을 벌인 탓에 롯데칠성음료 입장에서 시장 참전이 더 어려웠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롯데칠성음료의 주류사업 강화 노력에도 음료사업 비중이 큰 특성 때문에 주류사업 파이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분기 별도기준 롯데칠성음료의 음료와 주류부문 매출 포트폴리오 비율은 7대3 정도다. 경쟁사인 종합 주류사 하이트진로는 음료사업으로 생수를 취급하고 있지만 매출 비중이 일부에 그치고, 오비맥주는 맥주 전문업체로 맥주 사업만 운영하고 있어 롯데칠성음료보다 주류사업 투자와 제품개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주류 전문·단일 사업을 운영하는 업체와 비교할 때 재료 수급부터 영업비용 관리, 사업 추진력 등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국내 제로슈거 시장이 형성된지 오래되지 않았고, 규모도 크지 않다는 점에서 주력제품 ‘새로’의 성장세 지속 여부가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의 도약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