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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최근 거래소가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의 방법론 개선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금양 등 단기간에 시가총액이 급등락을 반복한 일부 종목이 주요 지수에 편입하면서 지수를 벤치마킹하는 금융투자상품의 수익성에 대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듣고 생각난 종목이 두 개 있다.
먼저 10년전 상장폐지된 알앤엘바이오다. 알앤엘바이오는 지난 2013년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대상이 됐다. 문제는 당시 알앤엘바이오가 코스피200 구성종목이었다는 점이다. 기업의 체질과는 상관없이 시가총액이 높았던 덕분이다.
알앤엘바이오는 결국 줄기세포 추출배양 행위의 적법성 문제와 관계기업과 종속기업에 대한 투자의 적정성 등에 문제를 드러내며 상장폐지된다. 일본 등을 통한 불법 시술과 그에 따른 환자 사망 등의 이슈도 있었다.
결국 알앤엘바이오의 CEO는 횡령과 배임, 관세 포탈, 무허가 의약품 판매, 외부감사에관한법률위반 혐의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면서 거래소는 알앤엘바이오를 상폐 직전에 코스피200에서 제외시켰지만 이미 수많은 투자자들의 돈이 묶인 뒤였다.
결국 알앤엘바이오의 행보와 비슷한 다른 기업이 나타났다. 바로 금양이다.
금양은 일명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전 홍보이사의 직장으로 화제가 된 곳이다. 한국거래소는 주가지수운영위원회를 개최해 금양을 새로운 코스피200 구성종목에 편입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과거 알앤엘바이오처럼 시총이 높았기 때문이다.
금양은 배터리 관련 회사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다. 하지만 실제 회사를 들여다보면 금양은 배터리 회사가 아니다.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금양은 아직 배터리 관련 매출도 없으며 향후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연구개발비 사용처를 살펴봐도 배터리 연구를 위해 지출한 비용이 없다. 콩고 리튬광산 개발과 해양 전용 수소전지 개발, 몽골 리튬광산 인수 등의 ‘호재’를 전했지만 검증은 없다. 그럼에도 기대감만으로 시가총액이 오르고 결국 코스피200에 편입했다.
이번 거래소의 주요 지수 방법론 개선 작업은 기존의 정량(定量)적인 평가에 더해 투자위험도를 감안한 정성(定性)적인 평가가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 잃고 망가진 외양간을 10년 만에 고친다. ‘왜 이제야’라는 아쉬움도 있지만 사실 기대감도 크다. CFD사태와 작전주 난립 등 주식시장의 건전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기다. 거래소의 조치가 효과를 보기를 기대한다.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