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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산업부 기자. hsjung@ekn.kr |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얼마 전 급히 차를 쓸 일이 생겼는데 차키를 친구 집에 두고 오는 바람에 난처한 적이 있었다. 퍼뜩 떠오른 건 카셰어링 앱 ‘쏘카’였다. 쏘카 앱을 켜고 근처 쏘카존에서 당장 빌릴 수 있는 차량을 검색했다. 마침 도보 2분 거리에 쏘카존이 있었고, 난생처음 쏘카를 타보게 됐다.
쏘카 애용자들이 들으면 비웃을 수도 있겠으나, 쏘카 첫 경험은 정말 놀라웠다. 10년 넘게 오너드라이버로 살면서 새차를 몰아볼 일이 없었으니, 이 경험담을 풀어놓으면 누군가는 촌스럽다 할 수도 있겠다. 앱을 통한 간단한 차량 예약에 누군가와 대면할 필요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함, 언제든 새차를 몰아볼 수 있는 기회까지. 쏘카를 타고 온 걸 본 부모님은 ‘언제 말도없이 차를 바꿨냐’며 신기해하셨다.
고백하자면 20대 때 처음 뽑은 차를 10년 넘게 몰면서 ‘새차 뽑기’는 올해 목표 중 하나였다. 갑작스레 높아진 금리에 감히 차를 뽑을 엄두를 못 내다가, 이번에 쏘카를 경험하면서 아예 생각을 바꾸게 됐다. 새차를 뽑기보다는 필요할 때 빌려 타기로 한 것이다. 물론 각자의 라이프스타일마다 차량 이용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딱히 이 방법이 정답이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평소 출퇴근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어쩌다 한번 자차를 이용하는 내 경우엔 그랬다.
쏘카가 지난 5월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가용 소지자의 열 중 아홉은 하루에 2시간도 채 자차를 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1.4%는 카셰어링이 경제적 이익과 환경문제 개선, 교통체증, 주차 문제 등을 해소하고 결과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봤다. 일각에선 이 조사를 진행한 주체가 쏘카 자신이라는 점에서 편향적인 결과 아니겠냐는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만, 내 경우엔 이 결과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최근 법률과 숙박, 부동산과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플랫폼산업과 전통산업 간의 갈등은 고조되고 있다. 부디 이번에는 정치권이 ‘혁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기를 바란다. 우리 모빌리티 혁신 사(史)엔 ‘타다금지법’이라는 아픈 전례가 있지 않은가.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