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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며 아름다운 퇴장을 하기로 결정했다. 윤종규 회장은 KB금융을 지금의 리딩금융으로 만든 주역으로 4연임 가능성도 남아있었으나, KB금융의 미래와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를 한다고 공식화했다.
금융당국이 KB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 대해 모범사례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가운데, KB금융은 윤 회장의 용퇴 결정이 빠르게 이뤄지고 경영승계 절차 또한 모두 공개하고 있어 앞으로 다른 금융사들의 경영승계 과정에서 좋은 선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윤 회장이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회추위에 전달했다고 전날 밝혔다. 윤 회장 임기는 11월 20일까지다.
윤 회장은 회추위원들에게 "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위해 KB금융의 바통을 넘길 때가 됐다"며 "KB금융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분이 후임 회장에 선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2014년 KB금융과 KB국민은행장으로 취임한 후 KB사태의 내분으로 인한 혼란을 수습했고, 연간 4조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국내 1등 리딩금융그룹으로 KB금융을 성장시켰다. 이후 2017년과 2020년 KB금융 회장 연임 후 올해 4연임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8일 1차 숏리스트 확정에 앞서 용퇴를 결정하며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였다. 또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의 CEO(최고경영자) 연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당국 기조를 최대한 수용하면서 KB금융의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해석이다.
KB금융은 경영승계 과정과 일정을 모두 공개하면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달 20일 회추위가 차기 회장 인선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4번의 회추위를 거쳐 오는 9월 8일 최종 후보자가 확정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지난 5월 9일 내·외부 후보 10명씩 총 20명의 상반기 롱리스트를 꾸렸다는 내용과 세부 준칙 마련, 후보 선정 방식, 후보 선정 일자 등을 공개하며 차기 회장 선정 과정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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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
KB금융에 따르면 회추위는 1차 숏리스트 6명을 선정한 후 오는 29일 1차 인터뷰와 심사를 거쳐 2차 숏리스트 3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를 대상으로 9월 8일 2차 인터뷰를 진행한 후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한다.
KB금융은 이번 뿐 아니라 앞서 2020년 차기 회장 선정 과정에서도 회장 후임 인선 절차를 미리 공개하며 투명한 경영승계 방식을 보여줬다. 다른 일부 금융지주사들이 경영승계 과정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논란이 나오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올해는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어느 정도 반영돼 KB금융이 모범사례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바람이라 업계의 관심도 크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KB금융의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 대해 "작년 연말과 올해 연초 여러 지배구조 이슈 이후 KB금융이 첫 이벤트(차기 회장 인선)인 만큼 선진적이고 선도적인 선례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자연스럽게 절차적인 측면에서 개선 방안들이 검토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KB금융이 남은 경영승계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새로운 회장 탄생까지 마무리한다면 앞으로 다른 금융사들의 경영승계 과정의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지난해부터 임기 만료를 앞뒀던 금융지주 회장들이 모두 교체되면서 CEO의 장기 집권 분위기가 옅어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에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발표하면 앞으로 금융사들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CEO 인선 과정에서는 공정성과 투명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