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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미적지근한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02 14:36

송두리 금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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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출시일도 잡지 못했어요. 지금은 시장 관심도 크지 않고 제휴를 맺으려는 은행도 없어 시장 분위기만 보고 있어요."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를 준비하는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가 한 말이다. 금융당국이 주도하는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는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신한은행을 제외한 핀테크 업체들은 아직 서비스를 내놓지 못한 상태다. 핀테크 업체들은 당초 이르면 7월부터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출시 예정일이 점점 미뤄지고 있다.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는 1개의 플랫폼에서 제휴를 맺은 여러 금융회사의 예적금 상품을 비교하고 추천하는 서비스다. 금융당국은 고객들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지난 5월 대환대출 인프라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예금, 보험 등 금융상품의 비교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참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은행들이 수수료를 내면서까지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에 참여할 만한 유인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예적금 가입자들을 확보하고 있고, 이미 인터넷에서 예적금 금리 비교가 가능해 플랫폼에 굳이 들어가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는다.

금융소비자들이 예금 중개 서비스를 많이 이용할 지도 불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지금과 비슷한 분위기였던 대환대출 인프라의 경우 은행들이 막판에 참여를 결정했고 결과적으로는 흥행을 했으나 대출과 예금은 성격이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대출의 경우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금리를 0.1%라도 낮추려는 수요가 많지만 예적금은 상대적으로 금리에 민감하지 않다.

금융당국이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에 수시입출금을 포함하고 모집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가로 발표했지만 은행권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하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단순한 예적금 비교·추천 이상의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예금 중개 서비스로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그 이상의 자산관리 서비스와 접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은행 스스로가 관심을 끌 만한 유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핀테크 업체들은 은행권의 참여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금융당국의 강요 아닌 강요에 은행들이 마지못해 참여를 할 수는 있겠지만 은행권 내부의 반발은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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