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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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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 中알리바바 '공습 경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10 17:25

알리익스프레스, 물류 인프라 확대로 한국 공략 가속
11번가·지마켓·티몬 국내기업 사업 키우기 정면 돌파
"中직구 판매 많은 쿠팡 타격", "파장 제한적" 엇갈려

알리바바 중국 본사 이미지

▲중국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그룹의 해외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시장 공세 수위가 높아지자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직구사업 키우기’로 맞대응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 3월 국내시장에 1000억원 투자를 발표한데 이어 최근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외에 물류 인프라 증설을 서두르자 쿠팡·11번가·지마켓·티몬 등 기존 경쟁사들도 앞다퉈 직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 알리익스프레스 직구 물류 확대에 국내 이커머스도 사업 강화 ‘정면대결’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배송 물류 인프라 확대를 위해 한 달에 1~2번꼴로 방한하고 있다. 최근엔 중국 산둥성·웨이하이·옌타이에 한국전용 물류센터창고 3곳을 똑같이 축구장 4개 크기(3만평 이상)로 확장했고, 더 나아가 중국 물류 파트너사가 한국에도 전용 물류센터 신설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부터 한국시장 공략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며 글로벌 직구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광군제(11월 11일)를 맞아 평일 기준 3일 배송을 실현했고, 일부 상품의 무료 반품 서비스도 선보였다.

특히, 올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제품을 초저가로 제공하는 ‘초이스’ 서비스를 내놓아 주목받았다. 초이스 서비스의 핵심은 단연 빠른 배송이다. 3~5일 안에 배송되는 빠른 배송서비스와 함께 일부 지역에서는 당일·익일 배송도 된다. 최근의 물류 인프라 확대는 이러한 배송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한 투자로 해석된다.

이같은 알리의 인프라 투자에 최근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직구 카테고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큐텐그룹 산하 이커머스 삼형제인 티몬·위메프·인터파크는 최근 큐텐이 주요 해외국가에서 직접 확보해 품질을 보장하는 상품을 판매하면서 직구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직구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티몬 직구상품 수는 총 350만 여개로 늘어났고, 큐텐 직구상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지난해 9월과 비교해 구매 고객 26%, 구매액 132% 나란히 증가했다. 위메프의 지난달 해외직구 전용관 매출도 직전 5월 대비 22% 신장했다.

11번가와 지마켓 등 오픈마켓도 직구 마케팅 강화 수위를 올리고 있다. 11번가는 이달 11∼14일 미국 아마존의 수천만 개 상품을 판매하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와 ‘썸머 블랙프라이데이(Summer Black Friday’)‘ 행사를 열어 고객들에게 아마존 직구 체험을 제공한다.

지마켓도 최근 브랜드 마케팅 전문 기업 모티브이노베이션과 지마켓 해외직구, 역직구(온라인 수출) 판매고객의 마케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계기로 지마켓은 향후 직구·역직구 판매고객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 참여 기회를 알릴 예정이다.

국내 직구시장이 전체 이커머스 시장(200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이커머스기업들이 너도나도 직구 마케팅 강화에 나선 까닭은 빠른 성장세 때문이다. 올해 국내 직구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 알리익스프레스 파급력 아직 제한적…소비자 신뢰 획득이 관건

업계는 알리익스프레스가 파격적인 내세운 가격 경쟁력이 국내 기업들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예측하면서도 국내시장에 미치는 파장의 크기는 좀더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전망을 내놓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의 돈 쓰는 것을 이길 수가 없고, 가격을 그렇게 꺾어버리니까 걱정스럽기는 하다"면서도 "다만, 아직 상품 고객군이 한정돼 있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가격파괴 정책으로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것 사실이지만, 주요 고객층이 소형가전을 구매하는 30∼40대 남성들이 국한돼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럼에도 알리익스프레스의 성장세가 커질 것으로 전망하며 국내 직구시장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가령, 국내 최대 이커머스기업 쿠팡도 플랫폼 내 판매자들이 중국 직구상품을 많이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알리익스프레스의 직구사업이 확대될 수록 서로 상품군의 중복 비율이 높아지는 만큼 쿠팡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견해이다.

따라서, 쿠팡도 직구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쿠팡 멤버십의 주요 혜택에는 로켓직구 무료배송(초스피드 배송)이 포함돼 있어 쿠팡이 직구 서비스 지역을 넓히면 멤버십 회원들은 미국을 비롯해 중국·홍콩 상품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시장에 성공적 안착하기 위해선 가품(짝퉁)과 배송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한다.

전자상거래 전문가인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배송에서의 풀필먼트, 소비자와 판매자 간 분쟁에 신속대응 여부, 상품 품질 관리 등 플랫폼 자체의 소비자 신뢰를 확보할 수 있어야 시장 안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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