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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적자에 연체율도 상승..."저축은행 어쩌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0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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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저축은행중앙회)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국내 저축은행이 1분기 5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하반기부터 예적금 금리는 크게 올린 반면 대출금리는 법정 최고금리는 20%로 묶이면서 이자비용이 급증한 영향이다. 여기에 저축은행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규모를 축소함에 따라 연체율도 5%대로 치솟았다.

다만 최근 들어 예금금리가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각 사마다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한 만큼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개인 무담보 연체 채권을 캠코 외에도 유동화전문회사에 매각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점도 저축은행 업계 건전성 관리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1분기 5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 순이익이 455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큰 폭으로 급감한 수치다. 이 기간 기준금리 상승, 경기침체로 중저신용자 차주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연체율도 2.6%에서 5.1%로 올랐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SBI저축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37억원으로 전년 동기(901억원) 대비 96% 급감했다. 웰컴저축은행의 순이익은 작년 1분기 270억원에서 올해 1분기 81억원으로 70% 감소했고,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전년 대비 20% 감소한 137억원이었다. 적자를 기록한 금융사도 많았다. KB저축은행은 1분기 126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고, 페퍼저축은행도 25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OK저축은행은 1분기 순이익 3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OK저축은행 측은 "대출채권 매각에 따른 충당금 환입 효과와 함께 보유 중인 유가증권 배당금 수익이 1분기 실적에 단기적 요인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1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이자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저축은행이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서 고객 유치전을 벌였는데, 대출금리는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묶이면서 이자비용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의 주문에 맞춰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함에 따라 대손비용이 상승한 점도 실적에 부정적이었다.

일례로 SBI저축은행은 당국이 제시한 기준보다 충당금을 1.3배 추가로 적립하는 등 저축은행 전반적으로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법정기준 100%를 초과해 적립했다. 각 사별로 자산건전성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이 지난달 25일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저축은행이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상대적으로 고위험 대출을 축소하고 있는 점도 연체율에 부정적이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 금리 인상 등으로 차주들의 상황이 급격하게 안 좋아지면서 저축은행 전반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을 줄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연체율은 상승한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일부 저축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은행의 예금금리가 안정화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의 기초체력이 과거보다 탄탄해졌고, 이자비용 증가로 인한 실적 부진은 올해 상반기가 극히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당국이 저축은행 업계가 연체채권을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 협약을 개정한 점도 긍정적이다. 금융위원회는 저축은행이 개인 무담보 연체 채권을 캠코의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 외에도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에 따른 유동화전문회사에 매각할 수 있도록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 협약을 개정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금융사가 캠코와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 협약을 매조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을 캠코에만 매각해야 했는데, 앞으로는 NPL 전문 투자회사에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을 매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예금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도 함께 올릴 수 있어 이자이익을 거둘 수 있는데, 저축은행은 대출금리가 법정 최고금리 한도로 정해져 있어 대출금리 상승 폭도 제한적"이라며 "다만 현재 저축은행 건전성 지표가 나쁘지 않고, 금리도 하락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하반기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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