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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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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에 국제유가 들썩?…산업계 ‘예의주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04 11:17

산유국들 하루 116만 배럴 추가 감산 예고
뉴욕상업거래소 WTI·브렌트유 등 8% 급등
국내 석화·해운·항공업 등 원가 부담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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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의 원유 펌프잭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주요 산유국들이 기습적으로 대규모 감산 카드를 꺼내 들면서 국제유가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석유화학을 비롯해 항공과 해운 등 국내 산업계 일부는 경기 불황으로 인한 수요 부진 속 ‘유가 급등에 따른 비용 부담’이라는 변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소속 산유국들이 하루 116만배럴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예고하면서 국제유가 상승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전날(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장중 최대 8.0% 상승했으며,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도 장중 최대 8.2% 치솟았다.

이 같은 소식에 금융투자업계는 당분간 공급 부족에 따른 유가 반등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자연스럽게 석유화학과 항공, 해운업 등의 원가 부담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나프타(원유에서 추출)의 가격 하락으로 실적 부진 탈출 기대감을 안고 있던 석화사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석화사들은 지난해 중국 봉쇄로 수요 부진에 놓인 상황에서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이) 급락까지 겹치며 실적 악화를 겪어야 했다. 그러다 올해 에틸렌 가격의 횡보 속에 유가까지 안정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었다. 실제로 지난 17일 기준 에틸렌 스프레드는 손익분기점 300달러에 근접한 t당 289달러를 기록했다.

석화업계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재개 활동)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유가 상승 요인이 발생하면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의 재상승 가능성이 커졌다"며 "에틸렌 스프레드 개선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진 꼴"이라고 분석했다.

항공·해운업계도 비용 부담 가중을 피할 수 없다는 목소리다.

항공의 경우 코로나19 엔데믹으로 국제선 운항이 확대되는 가운데 유가가 오르게 되면 항공사가 지출하는 연료비도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일례로 연간 유류 소모량이 약 2800만배럴인 대한항공은 배럴당 유가가 1달러 오르면 약 2800만달러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고스란히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에 더해져 소비자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다.

해운의 경우에도 컨테이너 운용 비용 가운데 약 20% 정도가 연료비로 사용되는데, 유가가 상승하면 그만큼 비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산유국들의 기습적인 발표로 유가가 급등하면 원가 부담에 따른 물가 상승, 또 수요 위축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지금보다 경기가 더욱 얼어붙을 수 있어, 기업들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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