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보합세를 유지하던 정제마진의 반등 기대감이 점쳐지면서 정유사들의 수익성 확대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다만 정유업계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충격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미미한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재개) 효과 등을 꼽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2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2022년 1월 평균 정제마진 배럴당 5.95달러)까지 하락했던 정제마진이 3월 첫째 주 배럴당 7.2달러, 둘째 주는 7.3달러를 기록하며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선 4월 러시아산 원유 수출 제재 본격화와 중국의 내수 회복에 대응한 수출 감소 등에 의한 재고 소진으로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내달 1일부터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상한제가 예외 없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유럽 국가들이 선제적으로 러시아산 등유와 경유 재고를 대폭 늘리고 있어 이달 말부터 물량 소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월부터 러시아 제재가 본격 적용되고 중국의 내수 회복에 대응한 수출 감소 등으로 세계 주요 국의 석유 재고가 소진되며 정제마진 반등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정제마진 반등이 예상되면서 정유사들의 수익성 회복 가능성에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정제마진(휘발유·등유 등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값)은 정유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통상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4~6달러대로 본다.
이에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과 같지 않겠지만, 정제마진 반등이 예상되는 만큼 정유사의 수익성 역시 되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반면, 정유업계는 이 같은 시장 전망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흐름이 여전히 좋지 않은 탓에 정제마진 급등과 수익성 확대 등을 전망하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10일 발생한 SVB 파산에 따른 금융 위기와 미국 연준의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으로 유가가 폭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SVB 파산으로 금융 위기 및 성장률 둔화와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잠재돼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시장의 큰 기대가 있었던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증가 역시 미미해 정제마진이 급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해 낙관하기엔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