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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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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시장' 잡아라… 폐플라스틱 밸류체인 구축 속도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13 14:49

SK케미칼·LG화학 화학적 재활용 밸류체인 구축



탄소중립·수익다각화 효과… "2030년 10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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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이 화학적 재활용 원료와 화학적 재활용 페트로 제작한 생수병. 사진=SK케미칼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석화업계가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 밸류체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은 물론 사업다각화까지 이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화학적 재활용은 버려진 플라스틱을 다시 플라스틱의 원료로 되돌릴 수 있는 기술로 2030년 10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커질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석유화학계열사 SK케미칼은 최근 중국 그린소재 전문업체 ‘슈에’를 1300억원에 인수했다. 슈에는 해중합 공장과 이를 다시 페트(PET)로 만드는 ‘CR-PET’ 생산설비를 갖췄다.

해중합은 폐플라스틱을 화학 분해해 재활용 원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때 분해된 플라스틱은 ‘단량체(BHET)’가 되는데 BHET가 재활용 플라스틱의 핵심 원료가 된다.

SK케미칼은 이를 바탕으로 국내 화장품용기 제작사 연우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용기 개발 및 상업화 업무협약’을 맺었다. SK케미칼은 화학적 재활용 소재를 공급하고, 연우는 해당 소재로 친환경 화장품 용기를 생산한다.

SK케미칼은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국내 기업들 보다 약 1~2년 빠르게 화학적 재활용 원료와 제품의 상업생산 체계를 갖추게 됐다"며 "화학적 재활용 페트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시장 형성 초기부터 사업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열분해를 통한 화학적 재활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열분해는 폐플라스틱을 400∼450도로 가열하고 불순물을 제거하면 원유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 충남 당진에 연산 2만t 규모의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해당 공장은 고온·고압의 수증기(초임계 수증기)로 폴리프로필렌(PP)이나 나프타(naphta)로 재가공하는 시설을 갖춘다. 회사는 해당 기술 확보를 위해 2021년 10월 초임계 열분해 원천 기술을 가진 영국 기업 ‘무라’에 지분투자를 한 바 있다.

상업생산 체계 마련에도 나섰다. LG화학은 2021년 친환경 화장품 용기 제조사 ‘이너보틀’에 20억원을 출자해 지분 10%를 사들였다. 이너보틀은 LG화학이 생산한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로 화장품 용기를 만들 계획이다. 사용된 화장품 용기는 LG화학과 업무협약을 맺은 CJ대한통운이 수거한다.

화학적 재활용 시장은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트렌드와 맞물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우드매킨지 보고서는 화학적 재활용 시장이 2030년까지 탄소배출, 플라스틱 사용 및 재활용 규제, 순환경제로의 소비자 선호도 변화를 바탕으로 10조원(460만t)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폐플라스틱 재활용은 앞으로 규모가 급성장할 것"이라며 "2050년 넷제로 달성은 물론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밸류체인 구축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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