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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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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빵·소주 줄줄이…끝모를 '高물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20 18:18

미스터피자, 핫윙 40% 등 가격 인상

작년 올렸던 경쟁사, 추가인상 저울질



제과도 합세…소주·맥주도 시간문제

12월 진정 물가 1월 들어 확대 양상

주류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일제히 올랐던 ‘국민 술’ 소주와 맥주 가격이 올해 또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서울 시내 한 식당의 메뉴판에는 이미 소주와 맥주의 한 병 가격이 6000원으로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일부 식품가격의 인상 완화를 비웃듯 외식비를 중심으로 국내 소비자물가가 다시 요동칠 조짐이다.

해가 바뀌어 두 달째로 접어들었지만 국내외 원자재와 물류비를 포함한 생산 유틸리티 비용의 인플레이션 여파가 국내 식품사와 유통사의 경영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다시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빅3의 하나인 미스터피자가 20일 대표 메뉴 중심으로 가격을 최대 40% 인상했다. 이를 기점으로 피자업계 전반에 가격인상 도미노 현상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이날 자사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프리미엄 피자·씬 크러스트 피자·클래식 피자 총 19종과 1인용 피자 3종, 사이드 메뉴 16종 메뉴 등 일부 메뉴 가격을 최대 40% 인상한다고 밝혔다.

메뉴별로 살펴보면 한판 형태의 피자류 가격 폭은 2.5~28%이다. 이에 따라, 레귤러 크기 기준 ‘킹 브레드 쉬림프 골드’·‘햄벅한 새우’ 등 인기 메뉴 가격은 각각 기존 3만15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2만9900원에서 3만1500원으로 올랐다. 가장 인상폭이 높은 제품은 클래식 피자인 ‘시카고딥’으로 2만원에서 2만5500원으로 28% 상향조정됐다.

1인 가구를 겨냥한 1인용피자 메뉴 가격도 뛰었다. 멕시칸·쉬골·불고기샌드 등 미스터피자의 피자샌드 3종 가격 모두 4900원에서 5900원으로 20% 인상됐다.

특히, 피자에 곁들이는 파스타·샐러드·치킨·리조또 등 사이드 메뉴 가격이 6.2~40% 올랐다. 이 가운데 인기 메뉴인 핫윙(4조각 기준)은 기존 3500원에서 4900원으로 40%나 치솟았다.

미스터피자는 공지문에서 "계속되는 원자재 가격 인상과 물가 상승에 따라 메뉴 가격 인상과 사이즈명 변경을 진행한다"며 "고객님들의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리며 더 좋은 재료와 정직한 신념으로 메뉴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미스터피자가 피자업계 가격인상 신호탄을 쏘아올리면서 지난해 한 차례 올렸던 경쟁업체의 추가인상도 전망된다.

도미노피자·피자헛 등 다른 피자업체는 당장에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도미노피자가 지난해 1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피자헛 역시 지난해 11월 한 차례 가격 조정을 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경쟁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 반발을 고려해 즉각적인 가격 인상보다 인상률·인상 시점 등을 조정하며 신경전을 펼친다"고 설명했다.

물가표

미스터피자의 가격인상이 아니더라도 국내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확대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당장에 물가가 크게 진정될 가능성을 적어 보인다.

당장 연초부터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 자극 영향으로 주요 식음료와 주류 등 제품들이 가격이 오르거나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서민들의 시름이 더 깊어질 듯 하다.

롯데제과는 20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빵류 6종 판매가를 200원 올렸다. 이달 초 제과류·빙과류 일부 제품 가격을 상향 조정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시점에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최근 글로벌 식음료 대기업인 네슬레도 올해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익성 방어를 위해 가격 상향을 예고한 상태이고, 이에 따라 국내 유업계의 동반 인상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업계의 경우 지난해 원윳값 상승 등 원가 부담에 저출산 문제까지 맞물려 여전히 수익 회복이 쉽지 않아 추가 인상 여지를 남겨 놓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남양유업은 오는 3월 1일자로 편의점 기준 일부 유음료 제품의 판매가를 100원~200원 올리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매일유업·빙그레 등 경쟁업체도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서민 주류로 불리는 소주와 맥주도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소주병 제조사가 병 공급가를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이상 올리면서, 소주 제조업체의 출고가 인상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맥주도 오는 4월부터 정부가 주세를 L당 885.7원으로 30.5원 인상하기로 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일부 유흥업소에선 20일부터 메뉴판에 소주와 맥주 1병에 ‘6000원’ 가격 표시를 올려놓은 상태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104.69) 보다 5.2% 오른 110.11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5.7%)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월 5.0%로 떨어진 뒤 12월 5.0%로 같은 수준을 보였지만, 해가 바뀌자 상승폭이 0.2%포인트로 확대돼 물가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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