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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 여수비축기지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정유업계 석유제품 수출이 70% 이상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석유 수요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석유 수급 차질 등으로 유가가 상승한 상황에서 정유업계가 가동률을 높이며 수요에 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대한석유협회는 지난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 석유제품 수출액이 570억3700만달러(약 73조7400억원)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2012년(532억5100만달러) 이후 사상 최대치다. 수출 증가율은 71.2%로 2011년(64.2%)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협회는 정유업계가 석유제품 수출로 원유도입액(954억5100만달러) 59.8%를 회수해 국가무역수지 개선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정유업계는 2012년부터 원유도입액 절반 이상을 수출로 회수해 왔다. 작년에는 회수율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 결과 작년 석유제품 수출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국가 주요 수출 품목 중 2위를 기록하며 2021년(5위)보다 3계단 올라섰다. 지난해 석유제품 수출단가는 배럴당 121.1 달러로 약 53% 증가했다. 석유제품 수출 단가에서 원유 도입단가를 뺀 수출 채산성도 배럴당 18.5달러를 기록하며 2021년(8.7달러)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수출물량은 12.1% 증가한 4억7100만 배럴이다. 이는 상암월드컵경기장을 31번 가득 채울 수 있는 물량이다. 제품별로는 경유가 전체 석유제품 수출 중 46.3%를 차지했다. 이어 휘발유(19.4%), 항공유(18.0%), 나프타(4.9%)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항공유는 수출액 증가율이 130.8%로 가장 높았으며 최대 수출국은 미국으로 조사됐다.
수출국은 2021년 58개국에서 2022년 64개국으로 늘어났다. 국가별 수출액을 기준으로는 호주(18.3%), 싱가포르(12.1%), 미국(8.3%), 중국(7.9%), 일본(7.7%)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2016년 이후 6년 연속 최대 수출 상대국이었으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수출액이 급감해 수출 비중도 20%에서 8%로 낮아졌다. 수출국 7위인 베트남은 수출이 3.8배 늘어 가장 증가 폭이 컸다.
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석유제품 수출 규제 확대, 중국 방역 완화에 따른 수요 증가 등 긍정적인 여건과 글로벌 경제 성장률 둔화에 따른 수요 악화 요인이 혼재돼 있다"며 "정유업계는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과 수출지역 다변화로 이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