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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이 10년 간 10조원 투자를 단행한다. 올해를 공격적인 투자의 원년으로 삼고 ‘잃어버린 10년’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목표다. 사진은 태광그룹 사옥. 사진=태광. |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태광산업이 ‘잃어버린 10년’을 찾고자 1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올해를 공격적인 투자의 원년으로 삼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2032년까지 10년간 석유화학·섬유사업 부문에 총 10조원을 투자한다.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인력 70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석유화학 부문에 총 6조원을 투자한다. 4조원은 친환경·고기능성 소재를 중심 신사업을 육성하고, 나머지 2조원은 설비·자재 구매 최적화, 촉매 기술 내재화 등 기존 공장 설비 및 환경 개선에 쓰인다. 섬유사업 부문에는 3조9000억원을 투입한다. 이 중 1조5000억원은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2조4000억원은 스판덱스·아라미드 공장 증설, 저융점섬유(LMF) 국내 증산, 울산공산 용수처리 신설, 나일로 설비교체 등 기존사업 개선에 사용된다.
태광산업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되면서 업계는 그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진 이후 거대 투자가 진행된 적이 없었던 탓이다. 기존 영위하던 사업마저 침체기를 겪었으며 매출 감소라는 성적표까지 받게 됐다. 실제로 태광산업의 매출은 2011년 4조49억원에서 2021년 2조5918억원까지 떨어졌다.
그렇다 보니 일각에선 투자 계획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민주화시민연대는 현금성 자산이 6250억원에 불과하고 분기 적자를 기록한 태광산업의 투자는 무리한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태광산업의 지분 5.8%를 보유한 트러스톤 역시 태광산업이 이전에도 비슷한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실질적인 투자는 제한적이었다고 꼬집었다.
태광산업은 지난해부터 대규모 투자를 위한 초석을 다져왔다는 입장이다. 태광산업에 따르면 지난해 조진환 전 티엘케미칼 대표와 정철현 전 알켄즈 전무를 각각 석유화학본부·첨단소재사업본부 대표로 앉히고, 외부 컨설팅을 통한 신사업 검토·검증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두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신사업 검증 강화 및 사업구조 개선으로 올해를 공격적인 투자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조 대표는 "신사업 발굴과 함께 사업화하는 과정은 향후 성장의 필수 사항"이라며 "통제 가능한 요소만큼은 손실을 최소화하고 생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의류시장에서 친환경 섬유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므로 친환경 및 차별화 위주로 제품 구성 전환과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며 "성장성이 높고 기술 진입 장벽이 있는 첨단소재를 육성사업으로 선정해 자원을 집중하는 사업 구조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lsj@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