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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연합뉴스 |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를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방영된 프랑스 한 TV 프로그램에서 "실제로 푸틴을 직접 만나면 그는 불쾌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것이 역설적인 지점"이라고 짚었다.
지난 7일 전파를 탄 해당 프로그램은 작년 11월 하순 사전 녹화된 인터뷰 장면이다.
이전까지 프랑스는 푸틴과의 협상을 주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은 물론 전쟁 발발 이후에도 푸틴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하면서 전쟁 양국 사이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우크라이나전이 한창이던 작년 여름에는 "전쟁을 끝내려면 서방이 푸틴 대통령에게 굴욕감을 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우크라이나 측 분노를 사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다만 이번 인터뷰에서 "(푸틴은) 이번 전쟁을 벌인 것을 합리화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는 기본적으로 자국의 영토라고 생각한 땅을 되찾고 과거 한때 존재했던 러시아 제국의 영역까지 확장하고 싶어 전쟁을 벌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우크라이나 국민은 물론 우리 모두와 그의 국민에게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미온적으로 비춰졌던 마크롱 대통령은 새해 들어선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기존 입장에서 선회, 기동성이 뛰어난 프랑스산 경전차 AMX-10RC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서방 국가가 전차를 우크라이나군에 보내는 건 프랑스가 처음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그간 서방 금기로 통하던 전차 지원을 약속한 직후 미국과 독일도 브래들리 장갑차와 마더 장갑차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우크라이나가 서방에 절실히 요구하던 무기 지원 물꼬를 마크롱 대통령이 튼 셈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발발 이후 동유럽 우방으로부터 소련 시절 탱크를 지원받았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상전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더 성능이 좋은 전차 등을 지원해 줄 것을 서방에 지속 요구해왔다.
서방은 그가 확전을 우려해 이런 요구를 지원하는 데 주저했다.
이와 함께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신년사에서도 러시아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도울 것이고,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 구축을 위해 함께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텔레그래프는 그가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승리를 지지한다고 명쾌하게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짚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