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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커머스 규제보다 자율 맡기니…대·중소 상생 '활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5.17 17:30

정치권, 규제 입법 대신 동네슈퍼 퀵커머스 지원 전환



"온라인플랫폼-골목상권 동반성장 구축으로 시장육성"



GS리테일·부릉 기업들도 소상공인 퀵커머스사업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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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 GS리테일 퀵커머스사업부문장(상무), 안경애 (주)위주 시장경영혁신본부장이 지난 16일 협약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지난해부터 올해 대통령선거 전까지만 해도 국내 퀵커머스(즉시 배송) 시장을 규제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최근 대기업과 소상공인 간 상생을 우선시하는 자율 모드로 전환하고 있어 온라인 플랫폼업계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온라인 규제를 당장 시행하기보다는 대기업과 소상공인 간 상생모델을 구축해 시장을 발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중소유통업 혁신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안(중소유통 혁신법)이 제출돼 현재 법안 통과 심사가 진행 중이다.

중소유통혁신법은 중소유통업체의 온라인화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중소유통업의 스마트화와 디지털 전환을 위해 매년 혁신촉진 시행계획을 세우고 온라인 플랫폼과 풀필먼트 구축을 행정·재정·기술 측면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동네슈퍼도 온라인 주문은 물론 퀵커머스를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중소유통혁신법은 빠르면 연내에 통과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해당 법안이 선거철이 지난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법안 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언택트) 소비 확산으로 퀵커머스 시장이 크게 부상했고, 대기업들이 대거 진출했다. 그 과정에서 퀵커머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제기됐다. 즉, 퀵커머스가 지역 기반 중소상공인들이 판매하는 신선식품·생필품을 판매하면서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최근 산업연구원(KIET)이 퀵커머스 서비스가 출시된 서울·경기지역 5곳 대상으로 해당 지역 범위 소매점포 매출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편의점 주간 매출액은 8.4%, 대기업 슈퍼마켓(SSM)은 9.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 등 중소기업단체들이 지난해 온라인플랫폼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 배송비와 수수료 과다 전가 등을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하고 정부와 정치권에 규제 입법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문재인 정부 시기에 이같은 요구는 사회적 설득력을 얻으며 국회 여야 의원들이 서둘러 규제 법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대선 결과 ‘규제보다 자율’을 우선시하는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기조가 바뀌기 시작했다.

앞서 산업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나와도 정치권과 업계가 퀵커머스에 뛰어든 기업을 규제하는 것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퀵커머스로 유의미한 수익을 내는 업체가 많지 않아 시장지배력이 약한 데다 퀵커머스가 중소업체의 발전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정치권은 규제가 아닌 중소유통업체의 퀵커머스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움직임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동주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은 법안대로 추진을 하되,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산업부 중소업체 풀필먼트 사업) 지원을 확대하고, 현행 유통법상 퀵커머스를 규정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업도 최근 퀵커머스 상생 모델 구축에 힘쓰고 있다. GS리테일은 전통시장 모바일 장보기 플랫폼 ‘놀러와요 시장’ 을 운영하는 위주와 손잡고 퀵커머스 경쟁력을 활용한 전통 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친환경 도보 배달 역량을 활용해 전통시장 활성화를 지원하는 상생 모델 구축에 나선 것이다.

GS리테일은 우선 자사 친환경 도보 배달 플랫폼 ‘우친-배달하기’와 (주)위주의 전통시장 모바일 장보기 플랫폼 ‘놀장’의 시스템 연동을 빠르게 완료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놀장’을 통해 전통시장 상품을 주문하면 ‘우친-배달하기’로 배송 정보가 전달되고 도보 배달원이 상품을 수령해 즉시 배송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이르면 5월 중 도보 배달원이 전통 시장 상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쉬코리아도 퀵커머스 상생 모델 구축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리테일앤인사이트가 운영중인 ‘토마토’ 앱에 입점한 70여개 지역 마트를 대상으로 실시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친환경 배달 커피 브랜드 ‘히어유고’를 통해 코로나로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은 동네 개인 카페의 실시간 배송을 확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전통시장과 같은 골목상권이 기술적 혜택을 받지 못해 경쟁력이 뒤처지는 부분이 있었다"며 "소비자들의 편리성을 높여주는 퀵커머스 경쟁력이 전통시장에 들어간다고 하면 골목상권이 충분히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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