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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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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불안에 美 연준 ‘빅스텝’ 꼬여…"3월 금리인상 폭 0.25% 가능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2.24 12:12
USA-FED/EXPECTATIONS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그간 시장이 점치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0.5%p 금리인상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연준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당초 예상보다 더 강력한 긴축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시사해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국제유가를 포함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와중에 금리마저 큰 폭으로 오를 경우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 연준의 입장에선 셈법이 복잡해진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시장에서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3월 시작 이후 2023년까지 둔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상 폭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과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 등의 이벤트들이 시장 참가자들에게 첫 금리 인상 폭이 0.25%p에 그칠 것이란 확신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40년만에 최대폭으로 급등하면서 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한 번에 0.5%p씩 올리는 ‘빅 스텝’을 전망해왔다. 이달 미 노동부가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7.5% 올라 1982년 2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번 발표 이후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2019년 8월 이후 처음으로 2%대에 오르기도 했었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연준은 유가 급등이란 복병을 만났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 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0~40센트 오르면서 소비자 물가를 끌어 올린다"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완전 고용을 달성하려는 연준의 노력이 정말 복잡해질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긴축정책을 강하게 펼칠 경우 소비 위축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해 고용 성장마저 둔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19달러(0.2%) 오른 배럴당 92.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와의 전면전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달에만 5% 가까이 뛰었는데 전문가들은 침공이 본격화 될 경우 최고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불붙은 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연준이 강력한 긴축정책을 펼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로이트홀드 그룹의 짐 폴슨 수석 투자전략가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처음부터 0.5%p씩 인상할지 여부는 걱정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과하게 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추가적인 혼란이나 불확실성을 주지 않고도 0.25%p 올린 후 곧 또 한번 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가 추산한 3월 0.25%p 인상 활률이 75%로 급등했다. 하루 전만 해도 이 확률은 58.6%에 그쳤다.

연준 관계자들도 최근 들어 3월 0.5%p 인상에 대해선 한발짝 물러선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21일 미국은행협회 컨퍼런스에 참석한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3월에 열리는 우리의 다음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지지한다"며 "기대만큼 경제가 발전한다면 향후 몇 달간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월 FOMC에서 적절한 인상폭을 판단하기 위해 관련 데이터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0.5%포인트의 인상과 0.25%포인트의 인상 중 어느 것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보먼 이사는 "FOMC 회의에서 다룰 문제"라고 답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지난 18일 "처음부터 빅스텝을 밟아야 할 강력한 근거는 아직 없다"고 했다.

한편,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 중 하나인 1월 개인소비지출(PEC)이 25일 발표된다. 시장은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PCE 지수가 전년대비 5.1%, 전월대비 0.5%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1983년 9월 이후 가장 가파른 수준이다.

이와 관련, 씨티그룹의 앤드류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은 향후 발표될 국내 지표에 달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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