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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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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와 가뭄으로 고통받는 지구…“물은 기후변화 결과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12 08:15

한국 남부지역 때이른 폭우…케냐·브라질 홍수로 비상사태

동남아 체감온도 50도 폭염으로 가뭄 피해 속출, 농작물 타격

지구온난화로 수증기 증발 증가…한쪽은 폭우, 한쪽은 가뭄 발생

유엔 “물과 기후변화 불가분 관계”…물 거버넌스에 지역사회 참여 중요

케냐는 지난 3월 중순부터 계속된 폭우로 국토의 80%가 수해를 입었다. 내무부에 따르면 238명이 숨지고 72명이 실종됐으며 21만2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

▲케냐는 지난 3월 중순부터 계속된 폭우로 국토의 80%가 수해를 입었다. 내무부에 따르면 238명이 숨지고 72명이 실종됐으며 21만2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5월 초 우리나라를 비롯해 지구 곳곳에 물폭탄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지면서 수백명이 사망하고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동남아에서는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은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결과가 물로 나타나고 있다며 각국의 물 관련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11일 유엔 및 외신에 따르면 최근 지구 곳곳에서 폭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가장 심각한 곳은 케냐와 브라질이다.


케냐 내무부에 따르면 우기가 시작된 지난 3월 중순부터 폭우가 계속 쏟아져 국토의 80%인 47개 카운티 중 38개 카운티가 홍수 등 수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238명이 숨지고 72명이 실종됐으며 21만2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특히 케냐에는 열대 사이클론 히대야(HIDAYA)까지 영향을 미쳐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돼 인도 단체들은 케냐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폭우는 케냐뿐만 아니라 부룬디, 소말리아, 탄자니아 등 동부 아프리카 일대에 피해를 입혀 거의 백만 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브라질 최남단에 위치한 리오그란데도술주에는 지난달 말부터 10일 동안 연간 강수량의 25%가 내리면서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95명이 사망하고 134명이 실종됐으며, 약 140만명의 이재민이 대피했다.




리오그란데도술주는 쌀, 밀, 옥수수 등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이다. 브라질 전체 쌀 수확량의 70.5%, 담배 생산량의 98%, 와인 생산의 85~90%가 생산되고 있다. 이번 폭우로 대부분의 경작지가 물에 잠기면서 식량수급에도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리오그란데도술주는 작년 9월에도 폭우로 홍수가 발생해 32명이 사망하고 5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적이 있다. 주민들은 정부의 미흡한 대처로 홍수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남부지역에도 때이른 폭우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남부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제주산지 980㎜, 보성 289㎜, 남해 274.4㎜, 광양 271㎜, 화천 100㎜, 연천 90.5㎜, 고령 83.5㎜, 서울 63㎜ 등이다.


이번 폭우로 경남 고성에서 주민 1명이 농수로에 빠져 숨지고, 주택 22채를 비롯해 건물 31동과 농작물 7.4ha, 시설하우스 1ha가 침수됐다. 전남과 경남에서는 총 122세대 182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작년 5월 초에도 남부지역에 똑같은 폭우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제주 서귀포와 진주, 남해, 광주 등 남부지역에 300㎜가량의 비가 내려 제주도에서는 항공편이 결항되고 광주에서는 도로와 지하철이 침수됐다.


베트남에 계속된 폭염으로 한 저수지에 수만 마리의 물고기들이 폐사했다. 연합뉴스

▲베트남에 계속된 폭염으로 한 저수지에 수만 마리의 물고기들이 폐사했다. 연합뉴스

그런가 하면 동남아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가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에서는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되고, 체감기온으로는 50도까지 넘으면서 열사병 환자가 속출하고 가뭄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필리핀의 17개 지역 중 14개 지역에 가뭄이 발생해 지역 농업이 타격을 받았고, 물 부족도 심각하며 토양 건강을 비롯해 작물의 해충과 질병이 더 취약해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잦은 폭우와 가뭄은 기후변화가 원인이라는 게 국제 기구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유엔(UN)은 “물과 기후변화는 불가분의 관계"라며 “지구온난화는 대기가 보유할 수 있는 수분을 증가시켜 더 많은 폭풍과 폭우를 초래하고, 역설적으로 더 많은 물이 육지에서 증발하고 지구 기후 패턴이 변화함에 따라 더 강렬한 건조 기간도 발생시킨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은 2022년 발간한 '수자원 관리' 보고서에서 “기후변화가 물 순환을 변화시켜 더욱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고 홍수와 가뭄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특히 몬순 유역에 거주하는 약 10억 명의 사람들과 삼각주(강 하류)에 거주하는 5억명의 사람들이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국제 기구들은 각국이 물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등 물 관리에 더욱 철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계은행은 “2050년까지 100억명에게 식량을 공급하려면 농업 생산이 50% 증가하고, 물 취수량이 15% 증가해야 하는데, 이미 세계 여러 지역에서는 물 자원이 부족하다"며 “세계 인구의 40% 이상이 물 부족 지역에 살고 있고, 2040년에는 어린이 4명 중 1명이 극심한 물 부족 지역에 거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 안보는 오늘날 많은 국가에서 주요한 과제이자 점차 증가하는 과제"라고 진단했다.


유엔은 '물' 보고서에서 “각국이 기후 영향으로 인한 물 안보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물 거버넌스에 지역사회와 소외된 사회단체의 참여가 중요하다"며 “의사결정 과정의 정당성을 높이고, 공동체 역량을 강화하며, 물 안보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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