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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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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글로벌 증시, 믿을건 원자재?...러, 우크라 침공시 "더 오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2.2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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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원자재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원자재 강국인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단행될 경우, 시장의 수급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2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한 직후 ‘평화유지’를 명목으로 군대 파견을 지시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위협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세력을 승인하자 러시아의 대표 주가지수인 MOEX 지수는 10.50% 급락으로 마감했다. 이는 2014년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 이후 거의 8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통화 가치도 일제히 하락했다. 러시아 루블화는 달러 대비 가치가 3.4% 하락하는 등 2020년 3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블름버그통신은 "러시아 루블화에 대한 헷징 비용이 2015년 이후 가장 비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흐리우냐는 1% 내려갔다.

암호화폐 시장도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22일 한국시간 오후 1시 18분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대비 6% 가량 폭락한 3만 6699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4만 달러선 위에 거래됐던 비트코인은 전쟁 위기가 고조되자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 존 로크 22V리처시 애널리스트는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가 계속 높아지면 비트코인 가격이 3만 달러선 밑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증시 전망도 암울하다. 골드만삭스는 우크라이나 갈등과 서방 등의 ‘징벌적 제재’가 맞물릴 경우 S&P 500지수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종가대비 6% 가량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이날 경고했다.

이런 와중에 글로벌 원자재 시장은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원자재 전문매체 세이프헤이븐닷컴의 알렉스 키마니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하면서 동유럽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 러시아 제재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시장의 공급충격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원자재로 알루미늄이 꼽힌다. 러시아는 전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5.6%를 차지해 세계 2위 생산국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권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제 제재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데 제재 대상 기업에 러시아 대형 알루미늄 생산업체 루살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주요 생산국인 중국에서의 생산 중단, 줄어드는 비축량 등도 알루미늄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21일(현지시간) 알루미늄 3개월 선물가격은 톤당 3279.50달러를 기록하는 등 2008년 7월 사상 최고가인 3380.15달러에 다가가고 있다. 올 들어 알루미늄 가격은 17% 가량 급등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크리스토퍼 라페미니 애널리스트는 최근에 러시아발 공급축소 가능성을 점치면서 미국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 목표주가를 9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러시아가 알루미늄 외에도 주로 생산하는 원자재는 원유, 천연가스 구리 등이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경제 제재 등으로 러시아 수출길이 막히면 이들 원자재 가격마저 껑충 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 출신 데이비드 로시는 이달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서방이 러시아 외환거래를 차단하거나 원유, 석탄, 천연가스 수출을 금지하는 등의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그 결과 국제유가는 언젠가 12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유가뿐만 아니라 다른 원자재 가격도 급등할 것"이라며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지정학적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분리 독립 승인에 대한 제재에 나서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분리독립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투자 및 무역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유럽연합(EU)도 러시아를 겨냥한 집단 제재 논의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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