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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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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란 도미노…휴대폰·車값 줄줄이 오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06 16:10

삼성 ‘갤럭시’ 신제품값 100만원 이상 될 것
車값 상승세 내년까지 이어지고 출고지연 예상
가전제품·노트북 등도 가격 인상 불가피 할 둣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등 글로벌 전자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가격 인상이라는 후폭풍이 불 전망이다. 스마트폰은 원가 비중이 가장 높은 핵심 반도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가격이 오르면서 내년 출고가 인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 산업은 반도체 수급난에 주요 원재료인 철강재 인상이 겹치며 제조사들에 가격 인상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라 최근 2년 출고가가 낮아졌던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 신제품 가격이 최소 100만원 이상으로 오를 전망이다. GSM아레나 등 정보통신(IT) 분야 외신에 따르면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S22’ 시리즈 가격은 전작 대비 100달러(약 12만원)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갤럭시S21’ 시리즈를 출시하며 최저 사양 모델 가격을 국내 기준 99만 9900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업계가 예상하는 가격 인상분을 적용하면 갤럭시S 시리즈 신제품 가격은 100만원을 넘길 전망이다.

스마트폰 가격 인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부품은 AP다.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AP는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공급가 인상에 따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미디어텍이 최근 TSMC 최첨단 4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한 ‘디멘시티9000’은 전작 대비 2배 가까이 비싸졌다. 이달 ‘스냅드래곤 8 1세대’를 공개한 퀄컴도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은 갤럭시S22 시리즈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업계도 가격 인상 압박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적으로 오른 자동차 가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 병목현상이 여전한 데다 철강재 가격 인상에 더해져 제조원가가 오른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내년 신차 가격이 평균 3%에서 5% 가량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인상이 통상 2% 이내에서 이뤄졌던 점을 고려하면 높은 상승폭이라는게 업계 설명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차량 판매가 감소하는데 원자재값까지 오르면서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방위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철광석은 1t당 165달러로 지난해 101달러 대비 63.4% 올랐다. 같은 기간 알루미늄은 2384달러로 39.9% 뛰었다. 철광석과 알루미늄은 자동차 차체와 부품을 만드는 필수 소재다.

전기차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베터리 셀을 구성하는 니켈과 코발트 등 광물 가격이 치솟고 있어서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내년 리튬이온 배터리 팩 가격은 올해보다 2.3%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이후 배터리 셀 제조사들의 생산 경쟁으로 지속 하락해온 가격이 반등하는 흐름이다.

자동차값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자동차 가격 상승 현상 분석’ 보고서를 통해 "가격 상승 압력은 단기에 해소되기 어려워 내년에도 신차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가전제품과 노트북 등도 가격 인상 도미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TV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약 29% 올랐다. LG전자 냉장고와 세탁기 평균 판매가격도 1년 전보다 6.3%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제품은 주요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한 상황이라 물류비 등 원가 압박이 조금은 덜한 편"이라면서도 "원자재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에 마진이 둔화하면서 가격 인상을 단행하느냐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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