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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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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로 변하는 美 연준 고위 인사들...내년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1.0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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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를 공식화한 가운데 내부에서는 고위 인사들이 내년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마켓워치에 따르면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은 이날 브루킹스연구소 주최로 열린 온라인 행사에서 빠른 경제 회복과 높은 물가상승률의 지속을 근거로 내년 말 전까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 ‘2인자’인 클래리다 부의장은 "우리는 금리인상을 고려하는 단계로부터 한참 떨어져 있다"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세 가지 필요조건이 2022년 말까지 충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을 위한 조건은 인플레이션, 실업률, 국내총생산(GDP)이다.

클래리다 부의장은 제롬 파월 의장의 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이날 그의 언급은 연준 최고위층이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계획보다 이른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다만 클래리다 부의장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크게 넘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대부분의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내년 두 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뜨거운 노동시장"과 공급망 병목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내년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두 차례 이상 금리인상을 전망한 위원은 소수에 불과하다. 지난 9월 FOMC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18명의 위원 중 절반인 9명은 내년까지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점도표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내년 FOMC에서 투표권을 갖는 불러드 총재는 내년 6월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테이퍼링 절차의 속도도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 경제클럽 연설에서 "테이퍼링이 끝나기 전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연준이 2023년 이전에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결국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광범위하게 커질 수 있다는 신호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준의 은행감독 담당 부의장인 랜들 퀄스는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사의를 표명했다고 CNBC방송 등이 보도했다. 퀄스 부의장은 아직 11년이나 남은 연준 이사직까지 내려놓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초까지 연준 고위직을 최대 4명 지명해 연준을 재구성할 기회를 얻었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이미 1명이 공석인 가운데 클래리다 부의장과 파월 의장의 임기가 각각 내년 1,2월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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