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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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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잘 나가는데…韓증시, 박스권 언제 탈출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1.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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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전날보다 3.91p(0.13%) 내린 2,965.36로 시작한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미국 증시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증시는 박스권에 갇혀 맥을 못 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미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실적 모멘텀도 미국에 비해 약해 내년 하반기께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 보다 9.07포인트(0.31%) 하락한 2960.2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2965.36에서 출발해 장중 1% 넘게 하락하다 오후 들어 낙폭을 축소했다. 4거래일 연속 3000선 안착에 실패했다. 코스피는 한달간 0.6% 가까이 빠졌다.

반면, 미국 증시는 훈풍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6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S&P지수는 최근 한달간 6.97% 상승했다.

기간을 늘려보면 차이는 더 심하다. S&P는 최근 3개월간 5.4% 올랐고, 코스피는 10% 가까이 하락했다.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S&P지수는 25.07% 상승했으나 코스피는 0.7% 가량 오른 상태다.

한미 증시의 움직임이 달라진 것은 원자재 가격 급등, 공급망 병목 현상 등 글로벌 악재에 국내 증시가 더 취약한 구조를 가진 탓이다.

미국은 소비재 중심 기업 비중이 높은데, 한국 기업들은 제조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실제 경기민감업종(시클리컬),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공급망 차질과 관련된 업종 비중이 S&P에선 28.8%, 코스피에서는 58.9%였다. 국내 증시에 끼친 타격이 더 크다는 뜻이다.

성장 동력에도 차이가 있다. 3분기 미국과 한국 간 성장률 격차가 0.2%포인트로 2분기 차이인 0.9%포인트에 비해 둔화했지만 성장 모멘텀 측면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디커플링 현상을 두고 의견이 나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완화됐지만, 글로벌 공급망 차질 영향이 지속되는 만큼 장기화에 접어들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박석현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 증시의 차이가 좁혀질 만한 계기가 아직 마땅치 않다"며 "테이퍼링 이슈와 미 연준의 긴축 강화 우려가 진정되면서 코스피 및 신흥국 지수의 상대 수익률이 추가적인 하락 위험에서 벗어났지만, 수익률 갭이 추세적인 회복으로 전환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이라고 전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올해 말까지 3000포인트 중심의 박스권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 상승의 열쇠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 해소인데 아직까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커플링이 점차 해소될 것이란 얘기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급난 여파에도 국내 주요 품목들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데, 내년으로 넘어가야 하겠지만 우려가 정점을 지나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기업들의 성장 모멘텀 차이, 긴축 리스크, 공급망 차질, 중국 리스크 등 디커플링을 초래했던 현상들이 해소되고 있어 디커플링 현상이 차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봤다.

국내 기업의 실적이 올해 3분기 고점을 찍었고, 달러 강세 국면으로 집입한 만큼 내년 상반기 이후 회복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와 한국 증시의 차별이 나타난 시점은 지난 6월 달러화의 강세추세가 시작됐을 때"라며 "역으로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이 완화되면서 달러가 약세국면으로 진입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코스피 이익전망이 안정을 찾게 된다면 내년 하반기께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보다 더 좋은 그림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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