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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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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의 보험 진출은 오히려 기회”…우려 넘는 '기대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4.20 17:58

플랫폼 효과로 시장 확장 기대
“침체된 보험시장에 활력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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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김건우 기자]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Big tech) 기업들의 보험업 진출이 업계에 위협이 된다는 기존 우려와 다르게 침체된 보험시장을 확장하는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빅테크란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을 뜻하는 말로, 온라인 플랫폼 사업을 바탕으로 금융시장에 진출한 기업을 지칭한다.

20일 보험업계 일부 관계자들은 금융권 전체에 위협으로 인식되는 빅테크 기업들의 팽창이 보험업계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보험업계가 빅테크 기업들의 보험업 진출을 우려해온 주된 이유는 ‘강력한 플랫폼 영향력’이 판매독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아직 이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금융당국의 ‘적절한 규제’ 아래 ‘보험시장 자체가 넓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인식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법인보험대리점(GA)이 보험사에 ‘갑질’하는 것을 우려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 23조를 근거로 규제를 언급했다. 금소법 시행령 23조는 GA가 보험사에 자신에게만 대리·중개 업무를 위탁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GA가 ‘고객정보’를 바탕으로 보험사에 맞춤형 상품(오더메이드 상품) 제작을 요청할 시, 제공한 고객정보를 빌미로 보험사에 독점판매권을 강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빅테크 GA가 막대한 고객 정보력을 바탕으로 오더메이드 상품 독점판매권을 강요하게 될 것을 금융당국이 사전에 견제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은 지극히 상식적인 선에서 강요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빅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이 침체된 보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각각의 빅테크 GA들은 모회사 기반의 거대 플랫폼과 고객정보를 바탕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저변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 보험시장의 점유율은 1% 정도에 불과한데 빅테크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온라인 보험시장이 활성화되면 업계 전체의 지분이 커지는 것"이라며 "서로의 파이를 갉아먹는 양상보다는 시장 자체를 넓혀가면서 경쟁이 혁신을 불러 더 좋은 상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에 진출한 대표 빅테크 3사 네이버, 카카오, 토스는 운영방식에서 서로 다른 경쟁전략을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차별화 시도는 기존 보험업계에 어떤 대응 전략이 유리할지 일종의 ‘개혁 과제’를 던져준다. 네이버파이낸셜의 ‘NF보험서비스’는 기존의 보험사들과 제휴를 맺고 보험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보험 상품에 대한 비교ㆍ분석을 제공하고 보험 판매 시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카카오페이의 ‘인바이유’는 독자적인 라이선스를 얻어 직접 보험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토스의 ‘토스 인슈어런스’는 카카오처럼 독자적으로 보험업에 진출하면서 ‘정규직 설계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정규직 설계사 시스템은 설계사들에게 고정적인 보수를 보장함으로써, 높은 수수료 위주로 상품을 유도판매하던 기존의 성과급제 관행을 타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시도로 주목받는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빅테크 3사의 차별화 전략은 기존 업계에 어떤 혁신전략을 선택할지 고심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수료 지급을 감수하면서 네이버의 플랫폼을 이용하기 위해 제휴를 선택할 것인지, 카카오의 독자적인 보험사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전략을 짤지, 토스의 정규직 설계사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경쟁력을 높일지의 모든 고민이 보험업계 전체를 성장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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