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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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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 남초취업과 여초사회…유리천장에 비친 자화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0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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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의날인 8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지역 여성단체들이 주최한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제27차 대구경북여성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여성의날을 맞아 선물 받은 장미를 들고 있다.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여성 인구가 남성 인구를 추월하는 여초(女超) 시대의 도래 시기가 점차 빨라질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여성의 사회 진출에 여전히 두꺼운 유리천장이 자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국내 주요 30개 대기업의 1999년과 2019년 남녀 성비·평균 보수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남녀 불균형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조사결과 3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1999년 37만 362명에서 2019년 54만 5087명으로 20년새약 17만명(47.2%) 증가했다.

이 기간 남자 직원은 31만 4765명에서 43만 6210명으로 38.6% 증가했다. 반면 여자 직원은 5만 5597명에서 10만 8877명으로 95.8% 늘었다.

고용 증가율만 보면 여성이 훨씬 높지만, 직원 수로 보면 남성이 12만명이상 증가할 때 여성은 5만명이상 늘어난 데 그쳤다.

성비로 보면 1999년 당시 100명 중 여성은 15명꼴에서, 2019년 20명꼴로 늘었다. CXO연구소는 여성 비율이 높아지긴 했지만 남성 직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불균형 상태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9894명(1999년)에서 2만 7334명(2019년)으로 20년 새 1만 7440명으로 여성 인력을 가장 많이 충원했다. 삼성전자는 1999년과 2019년 모두 국내 기업 중 여성 고용 인력 규모가 가장 컸다. 반면 KT는 1999년 당시 8355명이던 여직원이 2019년에는 4080명으로 반 토막 났다.

남성과 여성 보수 격차도 여전히 큰 폭 차이를 보였다.

남성 직원 1인당 평균 연간 보수를 100%라고 했을 때 여성 직원 급여 수준은 1999년 65.8%에서 2019년 66.7%로 1%도 성장하지 못했다.

이렇듯 여성의 사회 진출이 지난 20여년간 몇 걸음 나아가지 못한 모습이지만,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여초 사회’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이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란 해석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통계청의 2020년 인구동향 조사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출생성비는 104.9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태어난 여자아이 100명당 남자아이가 104.9명이라는 의미다.

이는 1977년(104.2) 이후 43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통계청이 판단하는 출생성비 정상범위(103~107명) 한 가운데 수준이다.

출생성비 정상범위는 성비에 대한 선호 없이 수정된 아이를 그대로 자연스럽게 낳았을 때 나타나는 성비를 말한다.

출생성비는 1990년 116.5명을 기록한 후 2000년 110.1명, 2010년 106.9명, 2020년 104.9명으로 점진적 하향곡선을 그렸다.

2007년에 106.2로 처음으로 정상범위로 들어왔고 이후 점차 정상범위 한가운데로 향했다.

‘남아선호(男兒選好)’라는 단어가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진 셈이다.

통계청은 2018년에 내놓은 2017∼2047년 장래인구특별추계에서 2029년에 여초 사회가 시작된다고 예측했다.

여성 100명당 남성의 인구수를 뜻하는 ‘성비’가 2029년에 처음으로 99.9명을 기록, 100명을 밑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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