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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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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재편 가속·공급과잉 완화…석화산업 ‘전화위복’ 맞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3.22 16:00

여수석화단지 여천NCC 생산감축 최종안 제출
대산 이어 2번째…조 단위 정부 금융지원 기대
감축목표 62~97% 충족…남은 울산단지 변수
미·이란전 여파 공급 감소·가격급등 반사이익
국제 나프타 수급·가격 불안은 단기 극복 과제

여수석화산단

▲전남 여수에 위치한 여수 석유화학 산업단지 전경. 사진=전남도청

수익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국내 석유화학(석화)산업이 올해 반등세를 탈 가능성을 조심스레 보여준다.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 중심의 석화업계 전반의 사업 재편에 속도가 붙은 데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에틸렌 등 기초유분 공급이 전 세계적으로 부족해져 시장 공급 과잉이 해소될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22일 산업통상부와 석화업계에 따르면, NCC 규모가 국내 최대인 전남 여수 석유화학 산업단지의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여천NCC가 '여수 1호'이자 '석화업계 2호'에 해당하는 사업 재편 계획서 최종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지난해 11월 충남 대산 석화산단의 롯데케미칼,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이 제출한 석화업계 2호인 '대산 1호' 사업재편 최종안은 이달 정부와 채권단의 금융지원 방안이 최종 확정됐다.




대산·여수 산단에서 사업재편안을 잇따라 업계 자율로 마련하면서 산업단지 기준으로 전체 3개 석화 사업재편 프로젝트에서 울산만 남게 됐다. 여수 산단의 경우, LG화학과 GS칼텍스가 사업 재편 최종안을 분주히 마련하고 있다.


울산도 현재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에쓰오일이 사업 재편안을 논의 중이다. 관건은 오는 6월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에틸렌 연산 180만톤 규모의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를 사업 재편 대상에 포함할 지 여부다.


대산 1호에 이어 여수 1호 프로젝트도 정부·채권단의 금융지원 방안을 포함한 최종 계획이 확정되면 공급과잉 해소와 재무건전성 개선에 힘이 실릴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따라서, 다른 석화사들의 최종 계획 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산 1호 프로젝트로 가동을 멈추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NCC는 연간 에틸렌 110만톤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수 1호 프로젝트에 따라 연간 에틸렌 생산 능력 기준으로 여천NCC 2공장(91만 5000톤)과 3공장(47만톤)이 가동을 중단한다. 대산 1호와 여수 1호의 폐쇄 합계는 248만 5000톤으로, 이는 국내 전체 에틸렌 생산능력의 18~25%인 270만~370만톤 수준을 감축하자는 정부의 목표와 비교해 최대 92%, 최소 67% 달성한 규모다.




조(兆) 단위의 금융 지원도 기대된다. 정부는 대산 1호 프로젝트에서 총 7조 9000억 원 규모의 부채 상환을 사업 재편 기간인 오는 2028년까지 유예하고, 1조원의 신규 자금과 1조원의 영구채 전환 등 2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여수 1호 프로젝트도 비슷한 규모의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FILE PHOTO: An aerial view of the Iranian shores and the island of Qeshm in the strait of Hormuz

▲호르무즈 해협 전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NCC 감축을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속도가 붙은 데다 글로벌 시장에서 석화소재 가격이 뛰는 점도 석화업계는 주목한다.


그동안 석화사들은 공급 과잉으로 에틸렌 스프레드(판매가에서 제조원가 등을 뺀 값)가 톤당 달러 기준 두 자릿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길어지면서 기초유분의 원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세에 더해 에틸렌 같은 기초유분의 공급가격도 공급 부족 우려로 상승세다.


업계에 따르면, 에틸렌 가격은 지난 18일 기준으로 전주 대비 74% 넘는 상승세를 보이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과 이후를 대비한 상승률이 20%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가파른 양상이다.


특히, 이란의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와 중동 주요 석유시설을 향한 공격 등으로 공급 단절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산업 전반에서 석화제품 비축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게다가 쿠웨이트와 카타르가 원유와 천연가스의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할 정도로 공급 중단 위기가 커지면서 중동지역 석유화학 생산 능력이 하향세를 보인다. 최근 중동 지역 에탄분해시설(ECC) 가동률은 30%를 밑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석화제품 공급 과잉을 촉발했던 중국이 이란에서 저렴한 원유를 들여오기 어려워졌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동안 이란이 미국 주도로 국제사회로부터 무역 제재를 받으면서 생산 원유를 중국에 저렴하게 판매해 중국 석화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란 전쟁 여파로 파괴된 중동지역 원유 시설을 정상화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그만큼 국내 석화사들이 반사이익을 한동안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석화사들은 예상치 못한 이란 전쟁으로 단기간의 나프타 수급과 가격 불안을 넘어서야 하는 상황이다.


여천NCC를 비롯한 석화사들도 고객사들에게 중동 산유국의 '공급 불가항력'에 동조화하면서 공급망 차질을 대비하는 움직임에 들어갔다.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석화제품 재고를 비축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국내 석화사들에게 이번 국면(미-이란 전쟁)이 단기적 실적 변수이자 중장기 구조 변화의 신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사태의 승패는 누가 더 싸게 생산하느냐보다, 누가 멈추지 않고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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