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국민카드.
KB국민카드가 올 2분기 카드사 실적발표 선두타자로 나섰다. 연체율 개선을 비롯한 성과를 거뒀지만, 비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내수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리스크 관리 강화로 대응역량도 키운다는 구상이다.
25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8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9.1% 낮은 수치다.
KB국민카드는 가맹 수수료율 인하를 원인으로 꼽았다. 금융당국은 앞서 영세·중소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을 최대 0.1%포인트(p) 낮추기로 결정했다. 업계는 연간 카드 수수료 수입이 3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실제로 신용카드를 중심으로 KB국민카드의 카드이용금액(88조8218억원)은 1.4% 증가했음에도 카드수익(2조2060억원)은 1.3% 감소했다. 수수료 및 기타영업비용을 포함한 영업비용(1조7968억원)도 6.1% 불어났다.
법인 신용카드 회원수(45만9000명)가 1.3% 축소되면서 이용금액이 감소한 것도 실적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개인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회원수(약 1123만명) 4.0% 확대에 힘입어 소폭 늘어났다.
KB국민카드는 'KB국민 대항항공 법인크레딧 기업카드'를 출시하는 등 법인 시장 내 저변을 강화, 실적 반등에 나선다는 목표다. 이는 무기명 기업카드 이용금액에 따라 법인크레딧이 적립되는 것으로, 항공 출장이 잦은 법인사업자에게 필요한 혜택을 제공한다. 카드 사용자 개인 단위로 크레딧을 적립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회사 차원에서 통합 관리가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KB 마이 위시 플러스 카드'와 'KB 틴업 체크카드' 등으로 개인 회원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일상생활 속 혜택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최근 청소년들의 씀씀이가 커진 환경을 활용하기 위함이다. KB 틴업 체크카드는 출시 한 달만에 10만장 이상 발급됐다.

▲KB국민카드가 항공 출장이 잦은 법인사업자를 위해 출시한 'KB국민 대한항공 법인크레딧 기업카드'
KB국민카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용 및 Biz효율화를 통해 내실성장을 이뤄간다는 구상이다. 대외 시장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건전성 관리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6월말 기준 연체율(1.4%)이 전분기 대비 0.21%p 개선된 것은 이같은 로드맵이 실현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 취약차주의 상환능력 저하로 인한 연체율 증가를 고민하는 가운데 성과를 낸 것이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1.2%로, 같은 기간 0.12% 개선됐다. NPL 커버리지 비율(271.2%)도 4.4%p 상승하는 등 손실흡수력이 커졌다. 카드론 리스크도 줄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6조8000억원에 달했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잔액은 6조5639억원, 대환대출 잔액도 4429억원에서 2284억원으로 감소했다.
KB금융지주도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KB국민카드가 건전성 개선 조치를 집중 시행한 결과 충당금 적립 규모가 크게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134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2.9% 급감했다. 부실채권 매각 확대에 따른 충당금 전입액이 환입된 영향이다. 영업수익이 2.7% 줄고 영업비용이 9.9% 불어났음에도 당기순이익(968억원)이 14.6% 높아진 원동력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차별화된 역량과 새로운 도전을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미래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자본효율성 관점에서 성장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은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이어지는 균형감있는 경영관리를 통해 지속가능한 선순환 성장을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카드의 상반기 자기자본수익률(ROE)은 6.84%, 카드자산은 약 27조원으로 집계됐다. 유실적회원수(개인신용)는 1012만6000명, 이용금액은 88조8000억원 규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