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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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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그룹, 삼성생명 소유 페럼타워 6451억원에 되찾았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25 15:36

“10년 걸린 재무 구조 개편, 마침표 찍었다”

동국 ‘헤리티지’ 계승…‘내실 있는 성장’ 집중

페럼타워 전경. 사진=대한건축사협회 제공

▲페럼타워 전경. 사진=대한건축사협회 제공

동국제강그룹이 10년만에 페럼타워를 되산다.


동국제강은 25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서울 중구 수하동 소재 '페럼 타워(Ferrum Tower)' 매수를 의결하고, 삼성생명 서초 사옥에서 매도·매수측 상호 입회 하에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동국제강은 당일 삼성생명으로부터 유형 자산 페럼타워를 6,450억 6000만원에 취득함을 공시했다.


페럼 타워는 동국제강그룹의 상징과 같은 건축물이다. 1954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공장에서 시작한 동국제강그룹은 1974년 당시 을지로 소재 3층 규모 옛 청계초등학교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후 2007년 재개발을 위해 잠시 떠날 때까지 33년간 본사로 사용해 왔다.


동국제강그룹은 2010년 8월, 사옥 신축을 마무리하고 재입주했다. 신사옥은 서울 중심 업무 지구(CBD) 대지 3749㎡(1134평), 지하 6층·지상 28층 규모 랜드 마크로, 명칭도 철강 그룹 정체성을 반영해 라틴어 철(Ferro)을 담아 '페럼'(Ferrum)으로 정한 바 있다. 임직원 참여를 통해 결정한 이름이다. 현재까지 총 49년간 머물러 온 공간이다.




그룹의 상징인 페럼 타워는 재건의 토대가 됐다. 동국제강그룹은 2010년대 중반부터 지속된 업황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로 신용 등급 조정을 겪으며, 2014년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하기에 이른다. 이후 △동국제강-유니온스틸 통합 △유아이엘 매각 △후판 사업 재편 등 구조 변화에 이어 2015년 4월, 페럼타워 매각을 끝으로 재무 구조 개선 약정을 2년 만에 조기 졸업한다.


이후 동국제강그룹은 철근·형강·컬러 강판 등 수익성 중심의 철강 사업 포트폴리오로 전환했다. 사업 재편을 지속하며 중국 법인(DKSC)을 정리했고, 브라질 CSP 제철소 매각 등 불확실성을 줄이고 핵심 역량을 강화했다. 2015년 말 투기 등급(BB+)이던 신용 등급은 2023년 BBB+(안정적)까지 올랐고, 부채 비율도 동기간 136.8%에서 99.0%까지 37.8%p 개선했다.


동국제강의 페럼 타워 매입은 그룹이 10여년간 추진해 온 사업 구조 개편에 마침표를 찍고, 재도약을 위한 '내실 있는 성장'으로 전환함에 의미가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2023년 6월 지주사 동국홀딩스와 철강 법인 동국제강·동국씨엠 2개사로 분할하며 그룹사로 구조를 다시 갖췄으며, 이번 사옥 매입으로 그룹의 통합 시너지 창출 기반을 마련했다.


동국제강은 건실한 재무적 체력을 기반으로 중심 업무 지구(CBD) 빌딩 자산 운영 등 업황 민감도가 낮은 안정적 사업 기반을 확보함에 따라 수익성 개선과 향후 시장 가격 상승을 통한 투자 자산 가치 증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동국제강은 3분기 내 잔금 납입 등 잔여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페럼 타워 매입을 계기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동국 헤리티지'를 계승하고, 내실 있는 성장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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