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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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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더현대·커넥트’로 지방 랜드마크 세운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23 18:11

[백화점 위기탈출 생존전략] ② 현대백화점

지방 핵심거점 콕 집어 ‘미래형 복합쇼핑몰’ 출점

2조원대 투입…부산˙광주서 ‘더현대 2.0’ 출격

‘지역 생활·문화 맞춤형’ 복합몰 ‘커넥트현대’ 확대

저수익 점포 리뉴얼, 점포별 특색 강화 ‘매장 효율화’

내수 침체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국내 백화점업계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온라인 중심의 소비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과도기에 접어들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위기 속 '대형 공간'으로서 백화점만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여부가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 현대백화점·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갤러리아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 4사의 신규 출점 및 리뉴얼 등 생존 전략을 총 5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부산 강서구 대저동 에코델타시티 특별계획구역 내 들어서는 '더현대 부산' 조감도. 사진=현대백화점그룹

▲부산 강서구 대저동 에코델타시티 특별계획구역 내 들어서는 '더현대 부산' 조감도.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온라인 중심의 유통 환경에 대응해 현대백화점이 기존 백화점 틀을 깬 '미래형 리테일 모델' 출점에 속도를 낸다.


지방 거점 도시 위주로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신규 출점하거나, 기존 저수익 점포를 탈바꿈해 고객들을 끌어온다는 전략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오는 2027년 완공 목표로 10월부터 '더현대 부산' 착공에 돌입한다. 이 매장은 부산 강서구 대저동 에코델타시티 특별계획구역 내 연면적 11만1000㎡(3만3000평) 부지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들어선다.


더현대 부산은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가 제시한 차세대 플랫폼 전략 '더현대 2.0'을 처음 반영하는 점포다. 백화점·아울렛·쇼핑몰 등 전통적인 유통 경계를 허무는 차세대 플랫폼을 세우는 것이 골자다.


이를 반영해 더현대 부산은 백화점과 아울렛의 장점인 프리미엄·가성비 상품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몰로서, 몰입형 경험을 강조한 공간까지 조성된다.




더현대 부산의 출점 전략에는 2021년 2월 선보인 '더현대 서울' 흥행을 바탕으로 지방권까지 성공 DNA를 이식한다는 판단이 녹아들어 있다. 기존 백화점과 달리 쇼핑 공간에 팝업 등 체험형 콘텐츠까지 더한 더현대 서울은 젊은 층 위주로 인기를 끌면서 2023년 말 업계 최단기간 연매출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연매출도 1조1994억원으로 개점 당시(6637억원)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모델을 발판으로 15년 전 철수했던 광주 상권도 재진입한다. 오는 2027년 말 완공, 2028년 개장을 목표로 올 10월 '더현대 광주' 착공을 앞두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부산·광주 등 신규 출점에 투입하는 예산만 2조2000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27일 충북 청주에서 정식 개장한 '커넥트현대 청주점' 조감도.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지난달 27일 충북 청주에서 정식 개장한 '커넥트현대 청주점' 조감도. 사진=현대백화점그룹

더현대 외에도 현대백화점은 지방 주요 도시 위주로 또 다른 오프라인 리테일 모델인 '커넥트현대'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더현대가 대도시 내 랜드마크 성격이 짙다면, 커넥트현대는 구도심 상권 활성화 등 지역 생활·문화를 접목한 맞춤형 도심 복합몰에 가깝다. 지난달 27일에는 충북 청주에서 커넥트현대 2호점을 정식 개장한 바 있다.


업계는 지방 핵심 거점에 현대백화점이 매장을 넓히는 이유로 성장 정체를 꼽는다. 지난해 연결 기준 현대백화점 매출은 4조1876억원, 영업이익은 2842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6.4% 감소한 수치다. 더 이상 서울권·수도권 내 대규모 백화점이 들어설 부지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점포 효율화 차원에서 현대백화점은 기존 비효율 매장 리뉴얼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말 기존 대구점을 '더현대 대구'로 재탄생시켰으며, 매출이 저조했던 울산동구점도 지난달 울산점의 분점으로 통합했다. 지난해 9월부터 운영 중인 커넥트현대 1호점 부산점의 경우 기존 부산점을 업태 변경해 재개장한 것이다.


여기에 올해 점포별 특색 강화를 위한 리뉴얼 청사진도 제시했다. 약 1900억원을 투입해 더현대 서울을 비롯해 서울 신촌점·경기 판교점 대상으로 점포별 상품기획(MD) 개편, 공간 리뉴얼 등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지난달 서울 서남권 핵심 점포로 꼽히던 디큐브시티점의 영업을 종료하면서, 매출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다만, 지난해 전체 매장 중 해당 점포 매출이 하위권에 속했던 데다, 신규 매장 출점에 따라 실적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디큐브시티 폐점으로 매출 감소가 발생하겠지만 수익성에는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콘텐츠에 따라 백화점을 고정적으로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고, 기존 디큐브시티점과 인근 목동점, 더현대 서울과 거리상 가까워 수요 이탈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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