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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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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마 분쟁]⑥ 윤여원, ‘실적 문제없다’던데…상반기 매출14%↓·영업익 62%↓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17 15:29

콜마비앤에이치가 올해 상반기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다.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한 가운데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며 콜마그룹 내부 혼란이 깊어지고 있다.


콜마BNH, 기대와 달리 상반기 실적 뒷걸음질

콜마비앤에이치 매출액과 영업이익률 추이

▲콜마비앤에이치 매출액과 영업이익률 추이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콜마비앤에이치는 올해 상반기 매출 2270억원, 영업이익 141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7.8%, 영업이익은 11.8% 줄어든 결과다. 다만 이번 실적은 내부 결산 자료라 향후 수치가 바뀔 수 있다.


콜마비앤에이치의 기대와 달리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콜마비앤에이치는 1분기부터 역성장 조짐이 보였다. 1분기 매출은 13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7% 줄었고 영업이익은 62.1% 급감한 36억원에 그쳤다.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단기 성과보다는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확보가 중요하다"며 “1분기 영업이익 36억원 대비 2분기 영업이익은 105억원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5월부터 월간 실적을 공개하며 4월과 5월 각각 약 36억원 월간 영업이익을 기록한 점을 들어 2분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례적으로 올해 연간 실적 전망을 공시하기도 했다.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최근 수년간 원료 포트폴리오 혁신, R&D 인프라 강화, 생산·영업·SCM의 전반적 효율화 등을 추진하며 꾸준히 체질 개선에 집중해 왔다"며 “올해 연간 실적은 매출 6350억원, 영업이익 320억원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조적 체질 개선의 효과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BNH “매출 최대 달성"…홀딩스 “경영 실패"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지난 4월부터 콜마그룹은 남매간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발표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오빠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측이 콜마비앤에이치의 지난 5년간 부진한 실적을 '경영 실패'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여동생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은 이에 대해 '사실 왜곡'이라고 맞서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해 말 매출액 6156억원, 영업이익 246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은 6000억원 안팎을 오갔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77% 줄었다.


콜마홀딩스 측은 “윤여원 대표가 경영을 맡은 최근 5년간 실적이 나빠졌다"며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에 들어가 경영에 관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콜마홀딩스 측에서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대표이사를 콜마비앤에이치 사내 이사로 선임하도록 요구하며 갈등이 격해졌다. 나아가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교체설도 나오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코로나19 이후 건강기능식품 시장 전반의 침체 속에서도 꾸준한 매출 성장을 이어왔으며 2024년에는 연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인 6156억 원을 기록했다"며 “특히 이는 윤여원 대표가 단독 대표로 취임한 첫해에 달성한 성과로, 이러한 실적을 거둔 대표에게 실적 부진을 이유로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관계를 심각하게 왜곡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콜마홀딩스는 이에 “콜마비앤에이치는 2조1000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이 4000억원대로 폭락했다. 영업이익도 1092억원에서 246억원으로 1/4 토막 나고, 영업이익률도 78%나 추락한 상황"이라고 다시 반박했다. 이어 “같은 기간 매출만 소폭 올랐다는 것만 떼어내 유리한 숫자만 강조하는 행위는 시장과 주주의 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건강기능식품 시장 전반의 침체를 고려하더라도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은 다른 회사와 비교해도 큰 편이다. 이에 콜마비앤에이치의 수익성 악화를 단순히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만 보긴 어렵다고 콜마홀딩스 측은 보고 있다. 같은 건강기능식품 업계 중 매출 규모가 비슷한 서흥의 영업이익은 2020년 743억원에서 338억원으로 55% 줄었다. 코스맥스엔비티는 같은 기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자회사인 콜마생활건강과 강소콜마에 무리하게 투자하며 누적 적자를 키웠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정체를 고려하지 않고 세종3공장을 건설하면서 고정비 부담도 키웠다. 지난해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세종3공장 건설비와 감가상각 등이 반영된 영향이다. 콜마생활건강과 강소콜마는 둘 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특히 강소콜마에는 운영자금 목적으로 은행에서 400억원 넘는 대출을 받으며 자본잠식 상태는 더 악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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