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24의 말레이시아 100호점 '이마트24 코타다만사라점' 내부 모습. 사진=이마트24
국내 토종 편의점 가운데 글로벌 매장 수 꼴찌를 기록 중인 이마트24가 업계 최초로 인도 시장 문을 두드린다.
올해로 해외 진출 5년차지만 점포 수를 크게 늘리지 못해 '느림보 경영'이라는 지적을 받는 가운데,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이끌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동남아시아에 이어 남아시아 지역으로 해외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8월 이마트24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 지역에 현지 1호점을 선보이며, 10월에 2호점도 추가 출점할 계획이다.
국내 편의점 사업자 중 인도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이마트24가 처음이다. 2021년 6월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지난해 6월 신규 진입한 캄보디아에 이어 세 번째 진출국이다. 높은 젊은 층 인구 비율, 편의점 등 현대적 소매 업태가 적은 상황, 한류 열풍 등을 반영해 신규 진출지로서 적합하다는 판단이 녹아들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진출 방식이다. 이마트24는 현지 1세대 한인 기업 '정브라더스', 현지 부동산 개발사 '솔리테어'와 각각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은 타사가 자사 브랜드·캐릭터 등 지적재산권(IP)을 사용하도록 허가하되 로열티를 받는 구조다.
앞서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한 기진출 국가들에 비해 파트너사의 운영 권한을 더 제한한 형태로, 접근 방식이 더 보수적이란 평가가 뒤따른다. 일정 기간 현지 가맹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MF 계약과 달리, 파트너사에게 가맹사업 권한을 부여하지 않아 사업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어서다.
업계는 이마트24가 싱가포르에서 겪은 해외 사업 철수 경험을 바탕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방점을 찍은 것이라 풀이한다. 2022년 이마트24는 현지 법인과 MF계약을 맺고 싱가포르 공략을 본격화해 이듬해 현지 3호점까지 규모를 늘렸다. 다만, 지난해 현지법인의 사정으로 영업을 중단하며 진출 당시 5년 내 300개 점포를 열겠다는 포부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마트24가 안정 성향이 짙은 운영 방식을 고집하는 동시에 출점 목표 수를 무리하게 설정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올 6월 말 기준 말레이시아 점포 수 100개를 넘어선 이마트24는 올 연말까지 130개, 내년까지 20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4년간 출점 수가 100곳에 그친 가운데 시장에서는 1년 새 두 배 이상 매장 확대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는다는 반응이다. 가맹사업이 가능한 MF 계약을 맺었음에도, 현재 이마트24는 안정적인 운영을 선호하는 파트너사 의견을 반영해 말레이시아 전점을 직영으로 운영 중이다.
캄보디아에서도 진출 당시 5년 내 100개 매장 개장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진출 1년이 지난 현재 5곳에 머무르고 있다. 캄보디아 점포의 경우 한국 기준으로 198㎡(약 60평) 이상의 대형 점포로 설계하는 탓에, 장소 섭외나 공사 기간이 다소 긴 편이라는 회사의 설명이다.
이 같이 느린 점포 확장 속도는 다른 토종 편의점들과 비교하면 더 대조적이다. 이마트24와 같은 연도에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CU는 첫 해에만 현지 100호점을 돌파했으며 2028년까지 500개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난달 기준 CU는 몽골(490개), 말레이시아(160개), 카자흐스탄(40개) 3개 국가에서 690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하와이 진출 소식도 알렸다. GS25의 경우 올 3월 기준 베트남·몽골 매장 합산 629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는 직영 위주로 신중하게 출점할 계획이며, 현재 출점 예정 점포로 10곳 확보돼 있다"며 “캄보디아도 무리하지 않게 출점 진행 중으로 오는 8월 개장 예정인 신규 점포 인테리어를 공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