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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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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경협’ 재개 기대감에 들뜬 中企업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16 18:56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경협 재개 기대”
남북 경협 주축은 中企…생산원가 25% 절감
기대 반 우려 반…“아직은 시기상조” 의견도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 발언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맨 왼쪽)도 참석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새 정부 들어 남북관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남북 경제협력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특히 남북 경협의 실질적인 주역이었던 중소기업계는 경협 재개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다며 남북관계를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 경협 주역 中企, 남북 화해 무드에 기대감↑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계에서 남북 경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북한과 대화와 협력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만큼, 중소기업계가 주축이 됐던 남북 경협의 물꼬가 다시 재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일주일 만인 지난 1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 중지시키고, 14일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엄중 조치를 예고했다. 15일에는 6·15 남북공동선언 25주년을 맞아 “'평화가 곧 경제'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라며 “군사적 긴장 완화와 평화로운 분위기 조성을 위해 중단된 남북 대화채널부터 신속히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북한과의 소통 채널이 복구되진 않았으나,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은 지난 12일부터 멈춘 것으로 전해진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5대그룹 총수 및 경제 6단체장과 함께 한 간담회에서 “개성공단에 진출했던 중소기업들은 남북경협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다"며 “처음 진출했던 기업인의 한사람으로서 잘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남북 경협은 2000년 6월 15일 남북공동선언을 계기로 본격화된 협력 모델이다. 2004년 본격 가동을 시작한 개성공단에는 한때 우리 기업 123곳이 입주하며 전성기를 누렸으나,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정치적 리스크로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 저렴한 인건비로 만드는 '메이드 인 코리아'


과거 사례를 돌이켜보면 남북 경협의 주축은 중소기업이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약 90%가 중소기업이었고, 이들은 섬유, 봉제, 가방, 시계, 전자 조립 등 노동집약적인 품목을 생산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지리적 이점에 따른 저렴한 물류비,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북한의 노동력 등이 개성공단의 매력으로 작용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이 지난 1988년 창업한 시계 제조업체 로만손(현 제이에스티나)은 남북 경협을 대표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로만손은 8개 협력업체들과 함께 분업형 협력공장을 가동했고, 해당 공장에 북측 근로자 1000명 이상이 근무하기도 했다. 당시 로만손은 개성공단 진출로 생산원가의 25% 가량을 절감했으며, 로만손 시계 전체 물량의 70~80%를 개성공단에서 생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남북 경협의 상징과도 같은 한정판 '통일시계'도 로만손의 개성공단 공장에서 나왔다.


김 회장은 “북한 사람들이 성실하고 손재주가 뛰어나고 소통에도 문제가 없다"며 “단점보다 장점이 많기 때문에 만약 재가동한다면 다시 들어갈 의향이 있다"고 했다.


남북경협이 생산기지 확대와 노동력 확보에서는 유리하지만 정치적 리스크에 따른 갑작스런 손실은 여전히 부담이다. 당시 개성공단 운영이 중단되면서 진출 기업의 대부분은 손실을 입었다. 다만 피해 금액의 80~90%가량은 정부 지원금과 보험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북 경협에 진출했던 일부 기업들 사이에서는 사업이 워낙 오래 중단됐던 탓에 아직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사실 문재인 정부 시기에도 남북 관계는 좋았지만, 남북 경협 논의에 진전은 없었다"며 “남북 경협 재개에 대해 기대는 하고 있지만, 워낙 중단된 기간이 오래돼 일단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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