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GTX 기대 '주가 반등'
수주 절벽·미분양 적체는 여전
공약은 시작일 뿐…실적이 답
![코스피 건설업지수가 최근 강세를 나타냈다. 사진은 19일 현재 최근 1개월간의 코스피 건설업지수 추이. [한국거래소]](http://www.ekn.kr/mnt/file_m/202505/news-p.v1.20250519.35f63aefc36049f3a5b32c3a2f205624_P1.png)
▲코스피 건설업지수가 최근 강세를 나타냈다. 사진은 19일 현재 최근 1개월간의 코스피 건설업지수 추이. [한국거래소]
대선 공약이 본격화되자 침체됐던 건설주가 모처럼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정책 훈풍에 시장의 관심이 다시 건설업종으로 쏠리며, 정비사업과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실적과 수주 회복 없이는 상승세가 오래가기 어렵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정비사업·250만 가구' 공약 기대에 반등세…정책 수혜주 부상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건설업지수는 5월 들어 80선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60~70선에 머물던 지수가 대선 국면과 함께 반등세로 전환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정책 기대감이 주가를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50만 가구 공급과 수도권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확충, 공공택지 공급 확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도 청년·1인 가구를 겨냥한 맞춤형 공공주택 확대와 반값 월세존 도입 등 주거비 완화 정책을 앞세웠다. 양측 모두 공급 확대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어, 정비사업 수주와 사회간접자본(SOC) 발주에 민감한 건설사들엔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증권가도 공약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하민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공통적으로 부동산 관련해서는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SOC 부문에서는 광역급행철도를, 지역균형으로는 공공기관 이전과 국회와 대통령집무실이 언급됐다"며 “전반적으로 건설에게 호재로 받아들려지는 추가적인 이벤트로, 5월 한 달간 건설주는 상승 흐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주 둔화, 미분양 누적…실적 턴어라운드 없인 지속 어렵다

▲지난 3월 국내 건설 수주액은 13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줄었다. 국내 건설사 수주액 추이.
문제는 '지속성'이다. 기대는 시장을 움직일 수 있지만, 실적이 동반되지 않으면 반등의 에너지는 오래가지 않는다. 대형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실질 수주와 분양 성과가 나타나야 정책 기대가 실제 성과로 전환된다"고 강조한다.
건설 현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무겁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건설 수주액은 13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줄었다. 1~3월 누적으로는 12.4% 감소했다. 민간 신규주택 수주액은 1조9000억원, 토목 부문은 4조3000억원 각각 줄었고, 건축허가 면적(-8.7%)과 주택 인허가 실적(-11.5%) 등 선행지표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해외 수주 상황도 부진하다. 올해 4월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으며, 주요 대형사의 1분기 수주 목표 달성률은 평균 15% 수준에 그쳤다. 중동·동남아 수주 일정 지연, 국제 유가 변동성, 현지 발주처의 불확실성 등 대외 환경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같은 수주 공백은 곧 재무적 부담으로 직결된다. 3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910세대다. 이 중 준공 후 미분양은 2만5117세대로, 20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지방 미분양이 전체의 82%를 차지하며 심각한 지역 편차를 드러냈다. 미분양 장기화는 자금 회수를 지연시키고, 이는 운전자본 부담 확대와 유동성 악화를 야기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수주는 급감하고 미분양 적체로 운전자본부담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대선 이후 갑자기 시장이 반전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지난 1분기 실적에서 애매하게 보여줬던 실적 턴어라운드가 하반기에도 지속되는 지 여부를 확실하게 시장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다만 실적 반등만으로 주가 재평가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신규수주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