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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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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세력에 JP모건까지 ‘달러 약세’ 베팅…킹달러 시대 저무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3.08 14:10
USA-TRUMP/MICHAEL GRIMES

▲(사진=로이터/연합)

미 달러화 가치가 주간 기준으로 2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경제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에 투자자들이 달러 투매에 나선 탓이다.


8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에 견준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선물은 103.81로 이번 한 주를 마감했다. 달러인덱스는 이번주에만 3.2% 급락했는데 이는 주간 기준으로 보면 2022년 11월 첫째주 이후 28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달러인덱스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기 직전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4% 넘게 올랐다. 이번주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유로당 1.0832달러로 마감,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올초만 해도 유로당 1달러 붕괴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달러 약세와 유럽이 독일을 중심으로 대규모 군비 증강책과 경기부양책을 꺼낸 영향이다.


미 달러화는 대표적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 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 자산으로 꼽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부터 공약해왔던 관세 정책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와 유예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달러에 대한 약세론이 커지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의 관세를 지난 4일자로 부과하기 시작했다가 지난 5일엔 두 나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에 대해 1개월 관세 면제를 결정하더니 지난 6일엔 '1개월 면제' 대상을 모든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 적용 품목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7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카나다의 목재와 낙농제품에 대해 캐나다가 미국산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그대로 적용하는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1년 넘게 시행하지 않았던 달러 약세 베팅을 다시 재개했다고 7일 투자노트를 통해 밝혔다.


미라 찬단 외환 전략가는 “외환 시장에서 정권 교체가 이번주에 일어남에 따라 포트폴리오에서도 교체가 이루어졌다"며 '미국 예외주의'가 무너졌고 유럽의 회복을 지목하면서 달러 숏 포지션을 취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미칼리스 루사키스 전략가는 “발표된 독일 부양책은 유로화 상승의 분수령"이라며 “정책 불확실성은 미국 성장에 하방 리스크를 가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그러면서 올 연말까지 달러/유로 환율이 유로당 1.15달러까지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기세력들도 달러 약세에 베팅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4일까지 7주 연속 달러 강세 베팅을 축소했다. 지난 4일까지 이들의 누적 달러 강세 베팅 규모는 97억달러로 1월 당시 규모였던 340억달러와 비교하면 한참 낮다. 이번 한 주에만 57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익명을 요구한 외환 트레이더들은 독일의 지출 계획이 공개되자 헤지펀드들은 올 연말 달러/유로 환율이 유로당 1.2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베팅을 늘렸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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