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시 천변로를 순찰하는 자율순찰로봇. 제공=전북특별자치도
전북=에너지경제신문 이수준 기자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의 밤, 가을바람이 스치는 천변에 성인 무릎 높이의 자율순찰로봇이 등장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로봇은 전북자치경찰위원회가 주관한 '자율순찰로봇 현장 시연'에서 최첨단 치안 기술의 일환으로 선보였다.
지난 26일 저녁 8시, 전주 천변은 평소와는 다른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어둠 속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로봇의 모습은 이곳에서 낯선 광경이었다. 이 로봇은 치안 사각지대를 감시하고 있었으며, 해당 지역은 방범시설이 부족해 치안 취약지로 지목돼 왔다. 생태 환경 보호를 이유로 CCTV와 조명 설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시연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였다.
자율순찰로봇은 인공지능(AI), 적외선 센서, 열화상 카메라를 결합한 첨단 기술로 구성돼 있다. 로봇이 이동하는 동안 갈대밭 사이에서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즉시 경고음이 울리거나 관제센터로 정보가 전송된다. 특히 밤이나 악천후에도 정확하게 작동하며, 납치 및 쓰러짐 등 이상 상황을 즉시 감지할 수 있다.
이번 시연은 전북자치경찰위원회와 전주대학교 연구진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용역의 일환으로, 박종승 전주대학교 교수는 “방범 시설이 미비한 지역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심야 시간대 인력 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북특별자치도 자치경찰위원회, 전북경찰청, 전주시,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뉴빌리티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뉴빌리티는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이번 프로젝트에 자사의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시켰다.
어둠 속에서 순찰을 마친 로봇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자율순찰로봇은 한 번 충전으로 8시간 동안 순찰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배터리가 소모되면 자동으로 충전시설로 복귀해 자체 충전이 가능하다. 또한 천변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주변, 원룸 밀집 지역과 같은 치안 취약지에도 확대 배치될 예정이다.
주민들은 이번 시연을 통해 로봇 치안의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 참석자는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할 때 밤에는 항상 걱정이 많았는데, 이런 로봇이 있으면 좀 더 안심하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로봇이 순찰뿐만 아니라 향후 배달, 경비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시연이 자율주행 로봇의 치안 적용 가능성을 증명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연주 전북자치경찰위원장은 “로봇의 안정적인 이동 모습과 예상된 성능에 만족감을 표하며, 자율순찰로봇이 전북의 치안 수준을 높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시연은 전북이 스마트 치안 시대를 여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도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전북 자치경찰위원회는 자율순찰로봇을 오는 2025년 자치경찰 수요기반 지역문제 해결사업 공모에 참여할 계획이며, 전북경찰청, 전주시와 함께 행정 및 재정적 지원체계를 구체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