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상 엔버러스 아시아시장 책임(Enverus Asia market Account Executive)

▲윤은상 엔버러스 아시아시장 책임(Enverus Asia market Account Executive)
미국내에서는 풍력과 태양광을 이용해서 2023년에 각각 42만5000GW와 16만5000GW의 전기를 생산했다. 이는 미국 전체 발전량의 25.3%에 달하는 수치다. 점차 에너지전환(Energy Transition)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 내외의 많은 투자들이 에너지전환과 관련한 분야에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과연 어떤 분야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당장의 질문 앞에서 망설이게 된다. 우선 에너지전환 분야의 시장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미국내 에너지전환 분야 투자에서 커다란 변수는 정부의 지원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정부가 특정한 기술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기본정책은 'Subsidize everything' 즉, 탄소배출을 줄이는 모든 산업을 지원하는 것으로, 어떤 기술을 선택할지는 민간영역에 맡겨둔다.
따라서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기술로 최대의 투자이익 IRR(Internal rate of return)을 낼 수 있는 영역만이 살아남는다.
엔버러스 인텔리전스 보고서(Enverus Intelligence Research, 2024년 6월 24일)에 의하면 Biofuel/RNG(Renewable Natural Gas) 분야가 정부의 지원을 고려할 때 최대의 평균 IRR을 거두면서 에너지전환 분야에서 가장 전망있는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그린수소(Green hydrogen) 프로젝트는 정부의 높은 지원액수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IRR로 인해 여전히 틈새분야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풍력이나 태양광과 같은 전통적인 재생에너지 시장과 더불어 RNG와 그린수소 외에도 에너지전환 분야는 다양한 기회들이 투자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블루수소,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리튬 생산(DLE: Direct Lithume Extraction), 지열(Geothermal), 원자력, 가스발전, 전력저장(Battery), 전력망, 구리와 같은 에너지전환에 필요한 금속 광산 등이 많은 프로젝트 들 중에서도 주요 투자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엔버러스에서는 투자자들의 투자기준과 해당기술의 완성도 등의 기준에 기반해서 투자추천의 순위를 정리했다.
먼저 시장의 유동성(liquidity)과 변동성(volatility)을 선호하는 헤지펀드의 경우에는 AI와 관련된 데이터센터의 지속적인 전력수요 증가에 기반해서 가스발전, RNG, 상업용 태양광 발전 등이 적절할 것으로 추천한다.
또한 가정용 태양광 분야는 상당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특정 헤지펀드의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 있다. 원자력이나 지열, 전송망 등 분야는 여전히 유동성이 미미한 상태에 있어서 헤지펀드 입장에서 아직은 매력적이지 않은 듯하다.
자산운용사(Asset manager)들은 기관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관리를 주사업모델로 한다고 볼 때, 장기적 투자수익을 기대하면서 불필요한 위험요소를 최소화한다.
전력생산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점에서 이들에게는 가스발전, 사업용 태양광 발전 등이 주요 투자처로 떠오른다. 또한 데이터센터 건설의 활성화에 따른 공급망의 긴장이 계속되는 점에서 금속광산 또한 장기적 투자대상으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리튬생산과 그린수소는 일반적으로 자산운용사들의 장기적 투자대상으로 검토될 수 있으나 현재의 상태는 이들 프로젝들이 대부분 초기단계(pilot stage)로서, 좀 더 시간이 성숙해야 투자대상으로서 더욱 매력적이 될 수 있겠다.
물론 ESG 자산운용사들은 다른 기준으로 접근하지만, 클린에너지 전문 펀드들이 다른 펀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는 상태이다.
투자은행 (Investment Banks)들은 대규모 프로젝트에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기관으로서 활발한 M&A시장과 안정적인 기술에 기반한 프로젝트를 선호한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가스발전, 상업용 태양광 발전, 풍력발전 등이 상위랭킹을 차지한다. 반면 리튬이나 그린수소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이들의 투자 범위 밖에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인수해서 추가 투자와 전략적 지원을 통해서 회사의 가치를 올려 시장에 되파는 사업모델을 가진 사모펀드(Private Equity)는 이 에너지전환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들에게 전력저장, Biofules/RNG, 상업용 태양광, 전력망 사업은 이들의 상위 투자대상으로 떠오른다.
특히 데이터센터 분야의 확장력과 태양광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재생에너지의 공급과 수요 분야에서 안정성을 제공하는 전력저장산업의 다양한 수입구조가 주목을 받는다.
Biofuels과 RNG 는 저탄소 기술의 발전과 대규모 생산이 이뤄지면서 생산단가가 급락하고 있고, 저탄소 연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순익이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회사의 전략적 매각이나 주식상장을 통한 성공적인 투자이익 실현 가능성도 상당하다. IRR측면에서 볼 때 RNG나 전력저장 사업들이 일부 석유나 가스 분야의 프로젝트들 보다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에너지전환 분야에서 독특한 투자기회는 세금자산투자(Tax Equity Investment)이다. 이는 미국정부의 세금혜택정책에 기반한 투자로서, 이익을 발생하지 못하는 초기 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자금을 투자한다.
미국 정부의 지원은 세금혜택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이들 초기 에너지전환 사업자들은 사업이익이 없어서 세금을 낼 의무가 없지만 자신들이 받아야 하는 세금혜택을 다른 회사에 팔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세금자산 투자자들은 가장 먼저 해당 프로젝트가 연방이나 주정부의 세금혜택의 대상이 되는지를 확인한다. 이와 더불어 해당 프로젝트 생산물의 구매자들에 대한 신용도 분석과 기술적인 안정성 등을 평가한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상업용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가정용 태양광발전 등이 상위에 자리한다. 특히 상업용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대규모 자본투자 ITC(Investment Tax Credits)의 대상이고, 이들 프로젝트의 장기적인 전력공급 계약은 PTC(Production Tax Credits)의 대상으로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수입을 제공한다. 물론 이 투자기회는 자신들이 미국 정부에 내야할 세금이 많은 경우로 국한된다.
에너지전환에 참여하는 것은 고통스런 행군이 아니라 달콤한 투자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의 진행을 조금이나마 개선하는데 기여한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에너지전환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이지 못하다면 투자사에 당장의 고통일 것이다. 투자자의 성격에 기반한 투자대상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전망이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