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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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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현장) 김보람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박사 “생분해 플라스틱만으론 한계, 소비자 책임의식 필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23 10:02

전주기 관점 플라스틱 문제 정말 심각, 미래세대 위한 비용 부담 필요
생분해 플라스틱 인증 중단, 바이오납사 물량 부족…물리적 한계 드러나
오존파괴물질 프레온 없앤 몬트리올의정서처럼 플라스틱 감축 규제 필요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타격 불가피, 고기능·고부가 제품으로 다각화 추진

김보람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부연구위원. 사진=윤병효 기자

▲김보람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부연구위원. 사진=윤병효 기자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오는 11월 부산에서 아주 중요한 국제회의가 열린다. 반영구적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며 심각한 오염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적 구속력을 가진 국제조약의 최종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그만큼 플라스틱 문제는 심각하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2016년에만 최대 140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수생 생태계로 유입됐다. 2040년에는 최대 3700만톤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주 잘게 부서진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물을 거쳐 최상위 포식자인 우리 인간의 몸에 축적된다. 원료와 연료에 화석연료를 사용해 지구온난화도 부추긴다.


플라스틱 문제의 해결책은 단순해 보인다. 사용을 중단하거나 대폭 줄이면 된다. 하지만 현대 사회 필수물질이 된 지금, 플라스틱을 대체하면 그만큼 비용도 높아지고 특히 석유화학이 발달한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도 떨어질 수 있다. 우리는 플라스틱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이와 관련해 최근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에서 '석유화학산업의 지속가능한 원료 전환, 가능한가?' 리포트를 발표해 관심을 받고 있다. 리포트는 김보람 부연구위원(에너지환경공학 학/석사, 도시계획학 박사)이 작성했다.


연구의 결론은 결국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폐플라스틱의 재활용을 극대화하고, 바이오매스로 원료 전환을 한다 해도 현재 플라스틱 수요의 1/3밖에 충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용량을 줄이는 것만이 석유화학산업의 탄소중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해당 리포트는 플라스틱 오염보다는 탄소중립 관점에서 연구 분석됐지만, 두 사안이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김 부연구위원에게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해법을 들어봤다.



-플라스틱은 생산부터 폐기까지 탄소를 배출한다. 탄소중립 시대에 민폐 물질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우리가 플라스틱 없이 살기는 힘들다. 탄소중립 시대에 우리는 플라스틱을 어떻게 대하는 게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하는지.


▲이번 연구를 하면서 전보다 확실히 달라진 게 두 가지가 있다. 전에는 에너지와 폐기물 분야를 독립적으로 보다가 이후 자원순환과 탄소중립을 통합적으로 보게 됐고 결국에는 원료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주기 관점에서 보니까 플라스틱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


또 하나는 정부와 생산자만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과제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른 불편함이라든지 비용 증가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책임의식을 갖고 수반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시민들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된다면 환경부도 더 수월하게 일관된 규제를 시행할 수 있을 것 같다.



-비용 부담을 말씀하셨는데, 플라스틱 규제가 물가 인상으로 이어져 서민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적 손실 등 장기적인 비용관점에서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탄소감축을 위한 노력을 미룬다면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난, 농업 생산량 및 노동 생산성 저하 등 더 큰 비용이 발생할 것이고, 이것들이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특히 미래 세대에게 전가될 것이다.


정부는 관련 사업자 및 소상공인들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보조금, 세제혜택, 금융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서 플라스틱 규제로 인한 부담을 덜어주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할 것이다.



-썩는 생분해 플라스틱과 자연성분으로 만드는 바이오 플라스틱이 대안으로 제시됐고, 많은 사람들은 이제 플라스틱 문제가 해결되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생분해와 바이오 플라스틱이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지.


▲생분해성 플라스틱 인증 기준은 섭씨 56~60도(℃) 상태에서 6개월간 90% 이상 분해가 돼야 하는데, 일반 토양에서는 이 조건 구현이 어렵고 내구성 문제도 많다. 그걸 극복하더라도 썩으니까 일회용품을 막 써도 된다라는 의식을 유지시키기 때문에 플라스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별도 매립시설도 없고, 수거도 따로 해야 하는데 그런 시스템이 없어서 전부 소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거 과정에서 기존 플라스틱과 섞이면 재활용 효율성도 떨어트린다. 이런 문제 때문에 환경부는 2022년부터 일회용품에 한해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환경표지 신규 인증을 중단했다. 이 문제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다.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에 의하면 당시 정부는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석유화학의 탄소중립 대안으로 바이오납사를 제시했었다. 납사분해설비(NCC) 인프라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그렇게 제시한 것 같다. 바이오납사 원료인 바이오매스는 수분함량이 많아 전처리에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고 운송하는 과정에서도 에너지 소비가 상당하다.


해외연구에서는 탄소발자국을 고려한다면 100㎞ 이내에서 공급되는 바이오매스를 사용해야 된다라고 제시하고 있어 이 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해외 수입이 제한된다. 그렇다고 국내 바이오매스 공급량도 충분치 않다. 국내의 바이오매스는 열, 전기, 차량 연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원료 및 목재 가구 생산 재료로 활용되는 자원으로 사용처간 경쟁관계에 있어 수급이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국내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나 바이오 플라스틱은 현 플라스틱 수요를 대체하기에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환경단체들은 플라스틱 생산량을 줄이는 게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11월 부산 플라스틱 오염 방지 국제협상위원회(INC)에서도 감축조항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안은 파리기후협정과 연관이 있다. 파리 협정은 각 당사국이 스스로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설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석유화학 배출량 저감을 현실적으로 반영한 국가는 찾기 어렵다. 현재 플라스틱 생산 증가 추세는 파리 협정의 목표와 맞지 않으므로 감축조항을 넣자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안다.


우리나라에서는 샤힌 프로젝트(에쓰오일) 증설이 계획되고 있고, 중국이나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서는 지금도 석유화학 설비가 많이 늘고 있다. 석유화학 설비는 한번 설치하면 바꾸기 힘들고 화석연료도 계속 사용해야 한다. 공급초과가 발생하면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모든 나라를 포괄하는 합의된 규제 없이는 효과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어렵다. 몬트리올의정서처럼 강제적인 조항이 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본다.


(몬트리올의정서는 염화불화탄소, 프레온가스(CFCs), 할론(halon) 등 지구대기권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에 대한 사용금지 및 규제를 통해 오존층 파괴로부터 초래되는 인체 및 동식물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1987년 9월 채택돼 1989년 1월 발효됐다.)



-우리나라는 에틸렌 생산 4위의 석유화학 강국이다. 플라스틱 규제가 강화되면 산업이 타격을 받아 국가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무래도 현재 산업 구조상 타격이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중국의 자급률 상승 등으로 인해 국내 설비가동률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고, 매각 얘기도 나오고 있다. 플라스틱 협약이 아니더라도 경제적인 관점에서 정밀화학 등 고기능,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다각화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글로벌 공급망 경쟁에 맞서기 위해 주요국들은 국가의 저탄소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화석연료를 수입하여 이를 다시 가공해 수출하는 산업 구조로 성장해왔으나, 이러한 방식의 성장은 탄소중립 사회에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탄소중립 시대에 우리가 새로 도약하려면 저탄소 및 친환경 제품을 중심으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더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에틸렌과 같은 범용제품 생산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태양광과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소재, 배터리, 의약품 등 이런 쪽에 집중한다면 부가가치 단위당 탄소배출량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독일도 과거 범용제품을 많이 생산했으나 에너지믹스 탈탄소화, 효율향상과 더불어 정밀화학으로의 전환으로 탄소 배출이 적잖이 줄었다.


단, 이러한 산업구조 전환 아래 국가의 총배출량은 공정효율, 국가 에너지 믹스, 생산량 수준 등 여러 요소들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연구가 더 필요하다.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통해 우리나라 에너지 믹스의 탈탄소화가 선행돼야 한다.


소비자의 최종 화학제품 수요가 유지되거나 늘어난다면 생산단가가 낮고 환경 기준이 덜 엄격한 개발도상국으로 이전되어 글로벌 배출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기후변화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이다. 개도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의 석유화학 산업에서 지속 가능한 연료 및 원료 사용이 강조돼야 한다. 나아가 국제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 조항 등을 통해 플라스틱 및 화학제품에 대한 수요 감축 등 국제적인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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