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라사이언스 CI
리튬 개발로 주가가 급등하다가 투자에 대한 실체가 불명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급락세로 전환하던 테라사이언스의 최대주주가 지분 대부분을 반대매매 당했다. 지분 인수 당시 사채시장에서 돈을 끌어들였지만 최근 주가 하락에 대응하지 못해 결국 지분을 잃은 것이다. 회사가 일명 '무주공산' 신세가 된 가운데 회사 측은 현재 최대주주가 누구인지 파악 중이다.
◇주가 하락으로 최대주주 지분 대부분 반대매매
한국거래소는 20일부터 테라사이언스의 거래를 정지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이는 지난 19일 시장에서 테라사이언스의 최대주주인 씨디에스홀딩스의 지분 대부분이 매도됐기 때문이다.
씨디에스홀딩스는 지난 2023년 4월 400억원을 들여 테라사이언스의 지분 13.61%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 곳이다.
당시 씨디에스홀딩스는 우선 인수 대상 지분 1063만3403주 전부를 담보로 와이젠제이대부 등에서 280억원을 차입해 인수자금에 보탰다.
지분 인수 계약은 1주당 3762원에 이뤄졌으며, 이는 당시 주가가 2500원 선이었다는 점에서 57%가량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인정된 금액이였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테라사이언스의 주가는 7600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시사고발 프로그램 KBS 추적60분에서 테라사이언스가 추진한다는 리튬사업에 대해 실제를 알 수 없다는 지적을 내놓은 뒤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1000원을 하회하며 내리막이 깊어지던 중이다. 이 과정에서 씨디에스홀딩스의 지분은 계속해서 반대매매가 이뤄지던 상황이었다. 최대주주 지위를 잃게 된 19일에는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M&A로 큰 수익 거둔 세력 있어
이에 대해 테라사이언스의 주주들은 작전세력에 당한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테라사이언스가 영위한다는 리튬 사업의 실체가 불분명 한데다가 씨디에스홀딩스의 지분 참여 자체가 기존 세력의 엑시트를 돕기 위한 일명 '설거지'로 쓰였다는 분석을 내놓는 중이다.
실제 테라사이언스는 최대주주 변경을 전후해서 전환사채(CB)가 대거 '만기 전 상환'된 뒤 재매각됐다. 5% 이하로 쪼개지며 대량보유보고의무 없이 풀려나간 CB가 전환 뒤 시장에 풀려나갔다면 해당 사채 투자자들은 400억원이 넘는 차익을 챙긴 것으로 분석된다.
씨디에스홀딩스 이전에 최대주주였던 블루밍홀딩스도 해당 계약으로 큰 수익을 거뒀다. 블루밍홀딩스는 지분 대부분을 주당 806원의 전환청구권을 통해 확보했었기 때문이다. 전환청구권 행사 가격의 4배가 넘는 가격에 지분을 넘기면서 30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주의 환기종목, 주인 바뀌면 상장적격성 심사
한편 테라사이언스가 최대주주 변경으로 거래정지를 당한 것은 이미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테라사이언스는 지난해 반기보고서에서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투자주의 환기종목의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하며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거래를 정지한다.
이에 대해 테라사이언스 측은 “변경 후 최대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주주명부에 274만8129주(2.87%)를 보유한 권씨로 확인된다"며 “확인되는 즉시 정정공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재 테라사이언스의 최대주주가 권순백 블루밍홀딩스 대표이사라고 추정 중이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테라사이언스처럼 리튬 투자를 한다며 주가가 크게 올랐던 종목들에 대해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대부분 실제 영위하는 사업은 따로 있지만 테마 편승으로 주가만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테라사이언스와 함께 대표적인 리튬 테마주로 알려진 리튬포어스의 경우 핸드폰 액세서리 사업이 주요 매출 수단이며, 하이드로리튬도 건설자재 등이 주 사업이다. 테라사이언스도 리튬이 아니라 유압 부품이 매출의 전체의 97%를 차지하는 곳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본업과 상관없이 '테마'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기업은 조심해야 한다"며 “특히 테마 편입과 최대주주 변경 이슈가 동시에 발생하는 곳은 해당 사업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