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박성준

mediapark@ekn.kr

박성준기자 기사모음




미 1월 CPI 충격 후폭풍…“연준 금리인하 6월도 어려울듯”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14 08:53
CPI

▲(사진=AFP/연합)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모두 상회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 첫 금리인하의 유력 시기로 지목됐던 5월이나 6월에도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조금씩 배제되는 분위기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끈끈하다는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트레이더들은 7월까지 금리가 인해될 것으로 기대감을 낮췄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64%에 달했던 5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1월 CPI 발표 이후 32%로 급감했다. 연내 금리 인하 폭 또한 175bp(1bp=0.01%포인트)에서 90bp로 축소됐다.


블룸버그는 “발표 이후 6월 금리인하도 의문이다"면서도 “다만 상황이 정리되자 트레이더들은 6월을 금리인하의 유력한 시기로 다시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1월 CPI가 예상치를 웃돈 데 따른 결과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하고 있다는 추가적인 증거를 확인하고 싶다는 입장인데 이번 결과로는 연준에 확신을 안겨주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1월 CPI는 전년 동기대비 3.1% 올라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문가 예상치(2.9%)를 상회했다. 전월 대비 역시 0.3% 올라 0.2% 상승을 예상한 시장 전문가 기대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1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9% 상승해 시장 예상치(3.7%)를 웃돌았다. 이는 지난달과 동일한 수치이기도 하다. 전월 대비로도 0.4% 올라 시장 전문가 예상치(0.3%)를 웃돌았다.


퍼스트 시티즌 뱅크 웰스의 필립 누하트 이사는 “인플레이션은 놀랍게도 높은 수준을 보였고 이는 연준의 일을 더 어렵게 만든다"며 “연준이 올해 금리를 내릴 것을 예상하고는 있지만 빠른 시일 내 금리를 내릴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의 제이 브라이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1월 CPI는) 나쁜 소식이다"며 “다만 연준은 하나의 지표만으로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고 5월은 아직도 멀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수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PCE 가격지수는 미국인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지불하는 가격을 측정하는 물가 지표로, 오는 29일에 1월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다. PCE 가격지수는 소비자 행태 변화를 반영하는 만큼 연준은 CPI보다 더 정확한 인플레이션 정보를 제공한다고 보고 있다.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PI 발표 이후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 시점에선 PCE 가격지수가 더 중요하다"며 “이 지수가 오르면 연준은 금리인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소비가 여전히 견조한 만큼 1월 PCE 가격지수가 반등할지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해 지난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2%대로 내려왔다.


건들락 CEO는 이어 3개월 연율 근원 CPI가 곧 발표된 예정인데 추세가 고착화됐기 때문에 시장은 이부분에서 위안을 삼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올해 금리인하 전망과 관련해 5월을 첫 시점으로 보고 있지 않으며 “아마도 6월에 단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시장이 반영하는 올해 금리인하 기대감이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주식투자 전략과 관련해 일본, 인도, 미국 증시에 각각 10%씩 배정하는 것을 권장했지만 그가 운용하는 포트폴리오에선 증시 하락에 대비해 현금 비중이 25%에 달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