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금리가 빨리 인하될 경우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1일(현지시간) IMF 본부에서 기자들에게 “중앙은행들은 시장의 과도한 기대감이 아닌, 자료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며 “현 시점에선 조기 완화에 따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기대하는 대로 연준이 금리를 빨리 내리는 것이 인하 시점을 늦추는 것보다 경제에 더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중앙은행들의 노력이 무산될 수 있으며 기대인플레이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소비 심리 등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연준의 금리 인하는 “몇 달이 걸릴 것이냐의 문제"라며 첫 인하 시점이 지연될 경우 미국은 물론 신흥국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흥국 통화가치가 하락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심화될 수 있어 적절한 시기에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불필요할 경우 통화정책이 긴축되어선 안 된다"며 “(연준은) 데이터를 살펴보고 이에 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31일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진전에 고무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우리는 승리를 선언할 시점이 아니다. 아직 갈 길이 더 남았다"며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연준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면서 “연준은 아직 임무가 끝나지 않았지만 거의 끝나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 경제는 탄탄한 고용시장 등으로 연착륙할 준비다 되어 있지만 우리는 아직 지상 50피트 상공에 있으며 착륙할 때까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사진=로이터/연합)
IMF의 이 같은 관측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을 줄줄이 뒤로 미루고 있는 와중에 제기됐다.
실제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쳤던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레이즈 등은 1월 FOMC 정례회의 이후 인하 시점을 늦췄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서한에서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두 차례나 일축할 때는 우리가 무슨 의미인지 알아야 한다"며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기를 기존 3월에서 6월로 미뤘다. 이 은행은 그러나 “5월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즈는 5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처음으로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올해 금리 인하 폭이 총 1.25%포인트일 것이란 기존 견해를 유지했다.
JP모건체이스와 도이체방크 역시 연준의 첫 금리 인하를 6월로 예상하고 있지만 고용, 인플레이션 지표에 따라 5월에 인하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금리가 3월에 인하될 가능성이 38.0%의 확률로 반영되고 있다. FOMC 전날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50%를 웃돌았다. 대신 5월에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93.8%로 반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지표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해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나 웡을 비롯한 경제 팀은 “인플레이션 둔화하고 고용시장이 냉각하는 지표가 꾸준히 나올 경우 연준 위원들은 자신감을 충분히 얻을 것"이라며 3월 금리 인하를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