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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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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과잉에도 러 "LNG 가격 올리자"…한국·일본 부담 커지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2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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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생산기지 현장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러시아 극동 에너지 사업인 사할린-2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사할린 에너지’가 아시아 수입국과 장기 구매 계약용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인상을 희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국, 일본 등이 러시아산 LNG의 주요 구매자인 만큼 가격 인상이 현실화되면 수입국들의 비용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사할린 에너지와 아시아 고객들과의 가격 논의가 작년 말부터 시작됐다고 전했다. 양측은 매 5년마다 정기적으로 장기 구매 계약용 LNG 가격을 검토한다.

구체적으로 사할린 에너지는 브렌트유와 연동 비율을 14%로 올리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통상 구매 계약에서 LNG는 국제유가와 연동돼 가격이 책정되는데 현재 사할린 에너지는 브렌트유와 연동 비율을 13% 안팎으로 설정해 LNG를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사할린 에너지가 LNG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배경엔 현재 글로벌 LNG 시장이 과거에 비해 공급이 빡빡해진 것으로 보고있지만 구매자들은 가격 인상안을 아직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르면 내년부터 미국과 카타르 등에서 LNG 프로젝트가 새로 가동돼 업계에서는 LNG 시장이 과잉공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사할린 에너지의 이런 움지임은 장기 LNG 계약 가격이 하락하는 추이와 반대하는 행보라며 일본과 한국 등에서 에너지 비용을 높일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 현재 러시아의 사할린-2 프로젝트, ‘야말 LNG 프로젝트’, 북극 LNG-2 프로젝트 등에서 생산되는 LNG는 유럽과 아시아 등지로 수출된다.

지난해 유럽으로 공급된 러시아산 LNG 물량은 2022년(1625만t)보다 소폭 증가한 1642만t으로 나타났다. 주요 수입국으로는 스페인(500만t)과 벨기에(500만t), 프랑스(367만t) 등이 꼽혔다. 특히 작년 12월 유럽으로 공급된 러시아산 LNG는 월별 기준으로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인 176만t을 기록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670만t)과 일본(600만t), 한국(170만t) 등이 러시아산 LNG 주요 구매자였다.

특히 일본의 경우 작년 10~12월 사할린-2 프로젝트에서 수입한 LNG 물량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할린-2 프로젝트는 일본의 전체 LNG 수요 중 10% 가량을 공급했다.

또 지난해 사할린-2 프로젝트에서 수출된 LNG 중 절반 이상은 일본으로 향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할린-2 프로젝트와 도쿄가스, 규슈전력 등 일본 에너지 기업과의 구매 계약은 2030년대 초반까지 지속된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 코모디티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LNG 시장은 미국과 카타르를 주도로 공급이 대폭 늘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글로벌 LNG 공급능력은 1억8800만톤으로 집계됐는데 2030년에는 6억4600만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2030년대 중반까지는 시장이 과잉공급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3년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2025년부터 LNG 공급능력이 전례없는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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