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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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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주범도 쓸모 있네"…향수·비누 등에 쓰이는 이산화탄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17 14:06
온실가스

▲온실가스(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널리 알려진 이산화탄소에 대한 기업들의 다양한 활용법이 공개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공기 중으로 배출되면 지구 온도를 높이는 대표적 온실가스 이산화탄소에 새로운 삶을 부여하는 스타트업들을 소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회사는 향수를 만드는 에어컴퍼니다.

에어컴퍼니는 이산화탄소를 에탄올로 바꾼 뒤 에센셜오일(방향유) 그리고 물과 섞어 향수를 생산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 ‘에어 오 드 퍼퓸’(Air Eau de Parfum)은 샤넬의 대표 향수인 넘버 5보다 약 50% 비싸다.

포장에는 ‘이산화탄소를 아름다운 것으로 바꾼다’고 쓰여있다.

50㎖ 한 병에 들어가는 이산화탄소는 3.6g에 불과하지만, 포집된 온실가스의 사용 방법의 하나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란자테크는 2010년대 초 이산화탄소를 먹는 박테리아를 사용해 에탄올을 만드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 에탄올 기반의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는 그동안 업계의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2018년 세계 최초로 상업 비행에 성공해 주목받았다.

란자테크는 일본의 항공사들과 연료 공급 계약을 맺었고, 자회사 란자제트는 올해 상업적인 규모로 SAF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전 세계 거의 모든 항공사가 2030년까지 SAF를 최소 10% 사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 SAF가 세계 항공연료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에 불과하다.

란자테크는 또 저탄소 의류의 주원료를 개발해 룰루레몬, 자라, H&H 등 의류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 클린오투는 난방 보일러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로 비누를 만들고 있고, 뉴라이트 테크놀로지는 공기에서 직접 뽑아낸 탄소를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바꾼다.

9년 전만 해도 글로벌 벤처 투자자들은 이산화탄소 활용 사업에 거의 투자하지 않았지만, 2022년 5억달러(약 6705억원)가 투입된 점은 고무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약 2억3000만t의 이산화탄소가 재활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생에너지와 전기차만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낮추기엔 한계가 있어 세계는 앞으로 수십 년 안에 매년 수십억t의 온실가스를 포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탄소 포집·활용(CCU) 업체들에는 이산화탄소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추가 비용에 따른 경제성과 신기술에 대한 구매자들의 의구심 등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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