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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50 경전투기 |
[에너지경제신문 나광호 기자] 정부와 업계가 2027년 글로벌 방산 수출 4강 진입을 노리고 있으나 올해 K-방산은 앞으로의 기대와 아쉬움이 교차했다. 28일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방산 수출은 130억달러(약 16조9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이는 당초 목표인 200억달러 뿐 아니라 지난해 실적(173억달러)을 하회하는 수치다.
수출대상국의 정권 교체가 발목을 잡은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보병전투차(IFV) AS-21 레드백은 450대 납품이 거론됐으나 129대로 축소됐다. 호주에서는 국방비를 복지 비용으로 돌리려는 노동당이 국정 운영의 키를 쥐었다.
그러나 수출 대상국이 12개국으로 지난해의 3배에 달하는 점은 호재로 꼽힌다. 무기체계의 특성상 한 번 판매가 이뤄지면 같은 국가 및 기업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유지·보수·운영(MRO) 분야가 무기체계 도입액의 2배에 달하는 것도 언급된다. 지속적인 매출 발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주요 수출 무기체계도 12개로 전년 대비 100% 성장을 이뤘다.
업체별로 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말레이시아와 1조2000억원 상당의 FA-50 경전투기 18대 수출 계약을 맺었다. KAI는 말레이시아(2차 계약)·이집트·미국 등을 중심으로 T-50 계열 고정익항공기 판매량 확대를 노리고 있다. KUH-1 수리온과 소형무장헬기(LAH)를 비롯한 회전익항공기 해외 진출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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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A1 자주포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폴란드와 K-9 자주포 152문와 155㎜ 탄약 공급을 내용으로 하는 3조4500억원 규모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유지·보수를 위한 종합군수지원패키지(ILS)를 제공하고 K-9 유지 부품의 현지 생산에도 협력한다.
현대로템도 폴란드향 K-2 전차 28대를 조기 납품하는 등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 풍산도 전 세계적인 155㎜ 포탄 수요 부족의 수혜를 받고 있다. 포탄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포탄 사거리 연장도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내년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을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무기체계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손되거나 노후화된 무기체계를 대체하는 등 화력을 늘리기 위한 수요가 견조하다는 논리다.
다만 폴란드의 경우 국내 업체들과 체결한 계약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날드 투스크 신임 총리를 비롯한 친유럽연합(EU) 인사들이 독일 방산업체들에게 우호적인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이 ‘선거의 해’로 불리는 만큼 정치 구도 변화에 따른 부담이 없지는 않으나, 가성비·납기 준수·후속 지원 등 국내 업체들의 강점은 대체 불가능 수준"이라며 "차세대 주력전차(MBT)와 6세대 전투기 및 우주 분야 포트폴리오 등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spero122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