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여헌우

yes@ekn.kr

여헌우기자 기사모음




韓 기업 ‘합종연횡’ 삼매경···첨단 신산업 시장 함께 공략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05 08:00

삼성-현대차 ‘미래차 파트너’ 거듭···선대회장 시절 불편한 관계 청산



SK·LG 등도 전기차 동맹···AI·SW 겨냥 업종간 협업 활발

2023110301000225900010921

▲자료사진.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장착된 기아 EV6 차량 투시도. 이 차에는 LG와 SK의 이차전지가 들어간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재계 주요 기업들이 첨단 신산업 역량 개발과 시장 선점을 위해 합종연횡(合縱連衡)을 추진하고 있다. 불편한 관계였던 그룹사끼리 과거를 청산하고 동맹을 맺는 등 적극적으로 파트너를 찾으러 다니는 모습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현대차그룹 차량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했다. 차량용 webOS 콘텐츠 플랫폼을 처음 선보이고 이를 제네시스 GV80에 탑재하기로 했다. webOS는 전세계 2억대에 달하는 LG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운영 체제다.

2023110301000225900010922

▲LG전자가 2024년형 제네시스 GV80과 GV80 쿠페 신모델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한다고 최근 밝혔다. 제네시스 GV80 뒷좌석에서 차량용 webOS 콘텐츠 플랫폼을 구동한 모습.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은 이미 전기차 분야에서 혈맹을 맺고 있다. 아이오닉 5 등 주력 차종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미국 등에서는 합작 형태로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등 전장부품도 현대차그룹에 공급 중이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간 동맹도 첨단 전기차 분야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차전지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은 현대차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밖에 롯데그룹과도 전기차 충전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재계는 선대회장 시절 다소 불편한 사이였던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최근 부쩍 가까워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SDI는 현대차 차세대 전기차에 이차전지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말 공시했다. 앞서 전장 부품이나 차량용 반도체 등에서 소규모 계약이 체결되긴 했지만 이번에는 사실상 양사 대규모 협력에 물꼬를 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4대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부터 접점을 찾으며 협력 의지를 다져왔다. 2020년 5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수석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을 삼성SDI 사업장에서 만난 게 시작이었다. 이후 이 회장이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정 회장을 만나 면담을 했다. 정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도 연이어 만나 미래차 관련 대화를 나눴다.

첨단 신사업 분야 협력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지난해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이후 꾸준히 기술 교류를 이어오며 차세대 칩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KT의 경우 ‘AI 원팀’을 구축하고 LG전자, 현대중공업, 한진 등을 불러들였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에서는 ‘팀 코리아’가 결성된 상태다. SK, 한국공항공사, 한화 등이 드림팀을 결성했고 현대차, KT, 현대건설 등도 함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카카오, GS 등과 UAM을 연구하고 있다.

수소 에너지 측면에서는 SK, 현대차, 효성 등이 가깝게 지내고 있다. 액화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관련 시장을 여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삼성은 롯데, 포스코 등과 해외 친환경 수소 도입 등을 준비하고 있다. 에쓰오일(S-OIL)은 삼성물산과 에너지 분야 신사업을 추진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래차, AI 등이 확실한 신산업이라는 것은 알지만 개별 기업이 모든 투자와 개발을 추진하기는 힘든 규모"라며 "앞으로 다양한 협업 소식이 더 들려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ye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