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여헌우

yes@ekn.kr

여헌우기자 기사모음




美 대선 D-1년···재계 ‘트럼프 리스크’ 초긴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31 14:36

바이든과 양자대결서 우세

경제·외교 정책 급변 가능성



전기차·이차전지 업계 살얼음판

에너지 산업 지형도도 바뀔 듯

202310310100166760008402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아이오와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벌써부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정권이 교체될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가 그간 추진해온 경제·외교 정책 방향이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투자를 지속해온 전기차·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는 벌써부터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하고 ‘반세계화’ 구호를 외치는 등 기존 미국 리더들과는 다른 행보를 걸어왔다.

내년 대선에서 그가 당선될 경우 전기차·신재생에너지 같은 환경 분야 산업은 성장 동력을 잃을 것으로 관측된다. 각종 관세장벽이 높아지고 중국과 대결구도를 다른 방향으로 설정하는 등 외교적으로도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표적인 친러 인사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도 ‘트럼프 복귀’를 일정 수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전기차 관련 투자를 미루거나 취소하는 게 대표적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내년까지 전기차 4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백지화했다. 향후 전기차 생산 목표 역시 제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일본 혼다와 손잡고 2027년부터 ‘대중적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목표도 철회했다.

포드 역시 우리나라 SK온과 미국 켄터키주에 지으려는 두 번째 배터리 공장 가동을 연기하기로 했다. 이를 포함 당초 예상했던 전기차 투자액 가운데 120억달러(약 16조2600억원)를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렌터카 브랜드 허츠의 경우 보유 차량의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허츠는 현재 전기차 5만대 가량을 운행 중이다. 앞서 테슬라로부터 10만대, GM으로부터 17만5000대의 전기차를 추가로 구매한다고 했지만 실행을 계속 미루고 있다.

석유기업들은 ‘빅딜’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석유 메이저 셰브런은 에너지기업 헤스 코퍼레이션을 530억달러(약 72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앞서 또 다른 석유 메이버 엑손모빌은 셰일오일 시추업체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를 600억달러(약 80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우리 기업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수혜를 입으며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온 현대자동차그룹과 배터리 3사 등은 판도 변화에 더욱 민감하다. 현대차의 경우 당장은 전기차 관련 투자를 줄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제조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이차전지와 소재 기업들은 협력회사 동향을 살피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른 후보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 NBC뉴스 등 현지 외신들이 30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최선호 후보로 선택한 비중이 43%에 달했다. 다른 여론조사들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내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ye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