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학술대회 이미지. 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3주기를 맞아 유족들이 사회에 환원한 유산들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문화재·미술품을 기부하고 의료공헌 활동을 활발하게 펼친 데 이어 최근까지도 ‘문화 공헌’ 행보가 계속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 선대회장 유족들은 지난 2021년 고인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했다. 의료 공헌 차원에서 감염병 극복에 7000억원,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에 3000억원을 내놓기도 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고인의 뜻을 존중해 유산의 약 60%를 사회에 환원한 것이다.
이 선대회장은 생전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언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각종 기부와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며 고인의 유산을 사회와 지속적으로 나누고 있다. 이 선대회장의 ‘문화 공헌’ 철학을 계승하는 차원이다.
삼성은 지난 8월 광화문 월대 복원을 위해 용인 호암미술관에 소장돼 있던 서수상(瑞獸像)을 정부에 기증했다. 월대 복원을 마무리한 문화재청은 지난 15일 기념행사를 열고 서수상을 포함한 광화문 월대를 공개했다.
![]() |
▲이건희 회장 유족이 기증한 광화문 서수상. 연합 |
삼성은 최근 세계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200만달러를 후원하기로 했다. 한국실 전담 큐레이터 운영을 위해서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한국실은 이 선대회장의 후원을 받아 지난 1998년 만들어졌다. 한국실 오픈 25주년을 맞아 삼성이 추가 지원에 나선 것이다.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시는 신드롬으로 이어지며 한국 미술계 활성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까지 200만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전국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찾아 유족이 기증한 국보급 문화재와 세계적 미술작품을 감상했다.
지난 2∼5월 울산에서 열린 특별전시에는 약 16만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이 덕분에 울산 도심 방문객이 평소 대비 500%가량 증가해 지역 상권이 활성화되는 효과도 나타났다고 전해진다.
이 선대회장의 인간 존중 철학은 의료 공헌으로 이어졌다. 감염병 극복을 위해 기부한 7000억원 중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된다. 첨단 설비를 갖춘 세계적 수준의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서울 중구 방산동 일대 약 4만2000㎡ 부지에 지어진다. 2028년 완공 예정이다.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과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인프라 확충에 사용된다.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지원 역시 이 선대회장의 뜻을 계승한 것이다. 이 선대회장은 취임 초기였던 1989년 삼성복지재단을 설립해 삼성어린이집을 운영했다.
유족이 기부한 3000억원 가운데 1500억원은 소아암 환자 지원에, 600억원은 크론병 등 희귀질환 환아들을 위해 사용된다. 국내 소아암·소아 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연구에도 900억원이 들어간다. 이를 통해 10년간 소아암 환아 1만2000여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이 도움을 받게 될 전망이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