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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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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락토핏 잡아라"…제약 건기식 '프리미엄' 경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23 17:50

대웅바이오, 고급 건기식 시장 진출..."뇌건강 건기식"



한미사이언스, 내달부터 건기식 신제품 6종 순차 출시



건기식 시장 성장에도 수익률 저조..."고급화가 해법"

대웅바이오

▲대웅바이오가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건강기능식품 ‘온리원’ 론칭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고급화’를 승부수로 내걸고 있다.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운 건기식 시장에서 차별화하기 위해 의약품 기술력을 갖춘 제약사들이 의약품 못지않은 고급 건기식으로 승부를 걸고, 이를 통해 낮은 건기식의 수익률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그룹의 원료·완제의약품 전문 계열사인 대웅바이오는 최근 건기식 브랜드 ‘온리원’ 론칭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프리미엄 건기식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대웅바이오는 유일무이한 명품 건기식을 선보인다는 의미로 브랜드명을 ‘온리원’으로 정했고, 브랜드 론칭과 함께 선보인 첫 제품 3종 역시 의약품 개발 노하우를 담은 건기식으로 차별화했다.

뇌혈관 영양제 ‘굿모닝 브레인’은 포스파티딜세린 등 중추신경계 분야의 기능성 성분을 담았고, 다이어트 유산균 ‘잇츠뺄타임’은 글루텐 분해 유산균 등을, 비타민제 ‘블랙 비타민 보스’는 세계 3대 천연 항생물질로 알려진 희귀 식물 추출물 ‘매스틱’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대웅바이오는 뇌기능 개선제 ‘글리아타민’ 등 기존 중추신경계 의약품 경쟁력을 살려 ‘뇌건강 건기식’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내세워 3년 내 건기식 매출 1000억원을 올려 4500억원 안팎의 회사 전체 연매출 중 20% 이상을 건기식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이어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20일 건기식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하고 오는 11월부터 건기식 6종을 순차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신제품 6종은 혈행, 눈, 간, 장, 관절 등을 위한 제품으로, 이번 신제품 출시는 한미사이언스가 기존 한미약품그룹의 건기식 계열사인 한미헬스케어를 합병한 이후 건기식 사업을 고도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유산균 고급화로 ‘제2의 락토핏’을 노리는 제약사들도 있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비오비타 등 일동제약의 유산균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에 특화된 건기식 전략을 취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동물모델 실험에서 체지방 감소 효과가 확인된 자체 개발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비피도박테리움락티스 IDCC 4301’과 유산균 안정성을 높이는 ‘4중 코팅 공법’ 등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대원제약은 지난 2021년 인수한 건기식 전문회사 극동에치팜의 생산설비 증설을 마치고 지난 6월 사명을 대원헬스케어로 변경, 장대원 등 건기식 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은 6조원 규모로, 오는 2030년 25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락토핏’ 유산균 돌풍으로 60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종근당건강을 제외하면 주요 제약사 건기식 계열사들의 매출은 1000억원을 넘지 못한다.

건기식 사업의 수익성도 좋지 않아 종근당건강은 지난해 영업손실 30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유한양행 계열사 유한건강생활, 일동바이오사이언스 등도 모두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재료비·물류비 등이 상승한 영향도 있지만, 경쟁이 치열한 건기식 시장에서 마케팅비, 홈쇼핑 지급수수료 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제약사들은 신약개발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건기식 사업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국민 10명 중 8명이 건기식 구매 경험이 있을 정도로 홍삼, 비타민 외에 다양한 기능성 건기식 구매가 보편화된 만큼, 제약사들은 건기식 사업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고급화 전략을 지속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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