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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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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효 늘리고, 투약 편리하게… 치매치료제 ‘편의성’ 경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22 15:55

휴메딕스, 장기지속형 주사제 임상 돌입...종근당도 개발 경쟁
셀트리온 '붙이는 패치제', JW중외제약 '마시는 치매약' 선보여
삼진제약, 새 치료물질 기반 경구용 치매약 개발...시장 성장세

삼진제약

▲삼진제약이 아리바이오와 함께 지난 6일~7일 제주에서 경구용 치매 치료제 AR1001 국내 임상 3상 시작을 위한 전문가 미팅을 열고 있는 모습. 사진=삼진제약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최근 국내 연구진이 해파리 독에서 치매 억제물질을 발견해 새로운 치매 치료제에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제약·바이오업계가 ‘투약 편의성’을 높인 치매 치료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그룹의 신약개발 계열사 휴메딕스는 최근 장기지속형 치매 치료제 ‘GB-5001’의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국내 바이오벤처 지투지바이오, 한국파마와 공동 개발하는 GB-5001은 기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물인 ‘도네페질’을 1개월간 약효가 지속되도록 하는 개량신약으로, 휴메딕스는 치매 환자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대표 치매 치료제인 도네페질은 매일 먹는 경구용 약으로, 소화장애 부작용 외에 치매 환자나 보호자가 매일 약을 챙기기 쉽지 않다는 불편함이 있다.

휴메딕스는 1개월에 한번 주사하는 장기지속형은 물론, 세계 최초로 근육주사가 아닌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해 자가주사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종근당 역시 국내 바이오텍 인벤티지랩과 공동으로 한 달에 한번 주사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형의 치매 치료제 ‘IVL3003’을 개발 중이다. 도네페질을 주성분으로 하며 매일 복용의 불편함과 위장장애 등 부작용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국내외에 장기지속형 주사제형의 치매 치료제가 아직 없다는 점에서 이들 제약사가 주목받는 가운데, 치매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는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해 아이큐어와 공동으로 주 2회 붙이는 패치형 도네페질 성분 치매 치료제인 ‘도네리온패치’를 출시해 매일 복용하는 불편을 덜었고, JW중외제약은 지난 3월 도네페질 성분의 마시는 치매 치료제 ‘JW도네페질액’을 출시해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고령층 치매환자의 편의를 높였다.

삼진제약은 국내 바이오텍 아리바이오와 공동으로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 ‘미로데나필’을 활용한 다중기전 경구용 치매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아리바이오는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 치료를 위한 천연물 유래 치매 치료제 ‘AR1004’를 개발해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치매 치료제는 20여년 전 도네페질이 개발된 이후 마땅한 후속 치료제가 나오지 않고 있을 만큼 신약 개발이 까다로운 분야이다. 기존 치료제도 높은 가격, 소화장애 등 부작용, 투여방식의 까다로움 등으로 치매 치료제 시장이 성장하는데 제약요인이 있다.

이 때문에 국내외 제약업계는 새로운 제형과 동시에 새로운 치료물질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에자이는 최근 미국과 일본에서 사용 승인된 ‘레카네맙’ 성분 치매 치료제에 대해 국내 식약처 승인을 추진 중이고, 한국릴리의 ‘도나메맙’도 지난 18일 식약처로부터 국내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아 국내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는 최근 해파리의 독 단백질에서 치매 원인물질 형성을 억제하는 펩타이드를 발견, 특허 등록을 마쳐 새로운 치매 치료제 개발의 길을 열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치매 환자는 전체 노인인구의 10%인 93만여명, 치매 치료제 시장은 34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같은 해 글로벌 치매 치료제 시장은 42억달러(약 5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업계는 국내외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 치료제 시장이 오는 2030년 160억달러(약 20조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인 만큼 다양한 신약 물질과 제형 개발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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