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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
특히 니켈은 주로 합금용으로 쓰였으나 최근 배터리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배터리 핵심광물로 더 각광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니켈을 주성분으로 하는 니켈 삼원계(NCM.NCA)방식의 리튬이온배터리를 생산하기 때문에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 국내 기업의 경우 2022년 기준 포스코홀딩스가 인도네시아에서 5만 2000톤·뉴칼레도니아 2만톤·호주 7500톤을,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에서 2만톤·호주 14만1000톤·캐나다 2만톤(재활용), SK온과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에서 3만톤, 삼성SDI는 호주에서 6000톤을 각각 공급받고 있다.
S&P글로벌의 신규 니켈 발굴 및 매장 테이터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2년까지 새로 발견된 니켈 매장지가 76곳이지만 지난 10년간 개발한 곳은 4곳에 불과하다. 광산 발굴에서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15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지금 뛰어 들어야 니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광물자원공사(현한국광해광업공단)가 2008년 진출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개발 사업은 이제야 정상 생산에 돌입해 수익을 내고 있다.
자원업계는 지금이 자원개발에 가장 적기라고 판단한다. 지금 해외 자원개발에 진출하면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고 자원보유국과의 계약도 유리하게 체결할 수 있다. 반대로 자원 가격이 올랐을 때 투자를 시도하면 비용도 많이 들고 계약도 훨씬 불리해진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와 주요광물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와 광물 수입에 사용한 비용은 330조 630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많을 돈을 들여 수입하면서 단순히 해외 기업에게 의존하고 있다.
해외자원개발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석유.가스.광물 자원개발률(국내 수입량 중 국내 기업이 확보량)은 11%로 일본(41%)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일본은 해외에서 수입하는 석유,가스,광물 중 41%를 일본 기업이 자체 확보한다. 더구나 일본 정부는 최근 부쩍 해외 자원개발에 뛰어 들고 있다. 지난 8월 8일 일본 정부는 자국의 자원개발 공기업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를 내세워 나미비아 국영 광산업체 Epangelo사와 희토류 탐사 협력 협정을 맺었다. 나미비아는 우라늄,리튬 매장량도 풍부한 국가다. 또 일본 경제산업성이 나서 잠비아, 콩코민주공화국, 앙골라, 마다가스카르 등과 자원개발 협력 협정을 체결했고, 페루 에너지광산부와도 구리 개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자원개발률은 해외자원 공급이 중단되면 얼마나 자원을 조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수치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자원개발률 차이는 에너지안보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대처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구나 우리는 자원 가격이 내리면 갖고 있는 해외 광산 지분을 내다 팔고, 가격이 오르면 자원 투자에 나서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에너지,광물자원 관련 예산은 총 4조3490억원이다. 이 가운데 실제로 신규 자원확보와 관련한 예산은 1102억원으로 에너지 및 광물 총수입액의 0.03%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이고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 중인 첨단산업도 핵심광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자원확보를 위해 해외 자원개발은 필수적이다. 또 다시 반복되는 자원개발 확보 문제, 지난 10년의 해외 자원개발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