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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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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스테이블코인’ 물밑작업...다음주 서클과 면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18 15:18

다음주 서클 총괄사장 방한
주요 은행과 면담 일정 조율

미국, 7월 지니어스법 통과
스테이블코인 국제적 흐름

4대 금융, 가상자산사업 모색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은행권

▲국내 은행권이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물밑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을 담은 '지니어스 법안' 등 가상화폐 법인들이 통과되면서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들도 물밑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권은 준비자산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커질 경우 예금잔액이 축소압력을 받고, 통화량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공동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카드사도 지급결제 부문의 지배력을 방어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테더에 이어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 2위인 서클의 히스 타버트 총괄 사장이 다음주 한국을 찾는다.


히스 타버트 총괄 사장은 방한 시기에 맞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과 면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구체적인 날짜와 대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개별 면담뿐만 아니라 복수의 은행이 함께 만나거나 은행 모기업인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가 동석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하나은행은 올해 5월 서클과 비대면으로 스테이블코인 사업 전반에 관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하나은행 측은 “세부적인 진행사항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이번 히스 타버크 서클과의 면담에서 은행권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국내 유통과 송금 등 국제 거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에서 다양한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 관련 국내외 규제가 급변하는 만큼 환경 변화를 주제로 의견을 나누고, 향후 사업 방향성이나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이블코인.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국제적 흐름이라는 점은 은행권 입장에서도 외면하기 어렵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미국 지니어스 법안 시행을 계기로 스테이블코인 판도가 바뀌고, 미국 달러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니어스법은 지급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미리 정해진 고정가격으로 발행된 디지털자산으로 정의한다. 지급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신용조합, 비은행에서 발행할 수 있고 이들 발행자는 연방 규제 당국에 등록해야 한다.


최근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관련 논의는 다소 주춤한 상태이지만,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국제적 흐름이라는 점은 은행권 입장에서도 외면하기 어렵다. 게다가 은행권 입장에서 예금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확대되면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는 등 수익성에도 부정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준비자산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확대될 경우 예금잔액이 축소압력을 받게 되고, 그 결과 통화량과 광의유동성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이에 대응해 은행권은 공동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구상 중이며, 카드사는 지급결제 부문의 지배력을 방어하고자 스테이블코인 사업 허용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KB금융지주는 올해 6월부터 그룹 차원에서 가상자산 대응 협의체를 운영 중이다. 은행 DT(디지털전환)추진부가 주관하고, 손해보험·카드·증권·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가 참여해 가상자산 영역별 사업 실행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정책 변화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될 경우 배달앱인 땡겨요에서 이를 결제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앞서 제도, 사업, 인프라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 사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디지털자산 팀'을 운영하고 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말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디지털 환경 변화에 맞춰 스테이블코인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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