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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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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어깨 회전근개 파열, 방치하지 마세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17 16:46

초기 염증·통증 적극 치료해야…점점 악화되면 수술 불가피

초기엔 약물주사, 부분파열엔 체외충격파·프롤로테라피 적합

성창훈 연세훈정형외과 대표원장

▲성창훈 연세훈정형외과 대표원장

여름의 열기가 한풀 꺾이고 선선한 바람이 스며들면 우리는 자연의 순환을 체감한다. 계절이 바뀌듯 우리 몸도 나이를 먹으며 변화를 겪는다. 특히 어깨는 가장 먼저 그 변화를 알리는 관절 중 하나다.


팔의 움직임을 책임지는 회전근개는 네 개의 힘줄(극상근, 극하근, 소원근, 견갑하근)로 이루어져 있으며, 작은 손상만으로도 일상의 자유로움을 크게 제약할 수 있다. 어깨를 감싸 팔을 들어 올리고 회전하게 만드는 이들 힘줄에 미세 손상이 생기면 처음에는 단순한 뻐근함으로 시작되지만, 점차 팔을 들기 어렵거나 밤마다 통증으로 잠을 설치는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회전근개 파열의 증상은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가벼운 뻐근함이나 사용 후 피로감으로 나타나며, 중등도 단계에서는 팔을 머리 위로 올리거나 등 뒤로 돌릴 때 통증이 심해지고 머리 감기나 옷 입기조차 힘들어진다. 더 진행되면 밤마다 통증으로 숙면이 어렵고, 완전 파열 시에는 팔에 힘이 빠지는 '드롭암 징후'가 나타난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나이가 들며 힘줄이 점차 약해지는 퇴행성 변화다. 오래된 밧줄이 작은 힘에도 끊어지듯, 힘줄도 세월 앞에서는 쉽게 손상된다. 둘째는 외상이나 과도한 사용이다. 테니스와 배드민턴 같은 라켓 스포츠, 무거운 물건을 무리하게 드는 일, 갑작스러운 낙상 등이 대표적이다.


예방은 생활 습관에 달려 있다. 꾸준한 스트레칭과 가벼운 근력 운동은 힘줄의 탄력을 지키며, 운동 전에는 반드시 어깨를 풀어야 한다. 갑작스러운 무리한 동작은 피하고, 작은 통증이 생겼을 때 충분히 쉬는 것이 큰 손상을 막는 길이다.




치료는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휴식, 약물 치료, 물리치료, 찜질, 주사치료 등으로 염증과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이 시기에는 통증을 유발하는 동작을 줄이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어깨 움직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등도 단계에서는 재활운동으로 근육을 강화해 파열 진행을 늦추는 것이 핵심이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체외충격파나 프롤로테라피가 있다. 체외충격파는 손상된 힘줄 회복을 돕고, 프롤로주사는 인대와 힘줄을 강화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부분 파열에 적합하며, 광범위 파열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수술은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파열이 진행될 때 필요하다. 특히 완전 파열은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이 어려워 조기 수술이 중요하다. 관절내시경 봉합술은 작은 절개로 힘줄을 봉합해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회복하는 표준적 방법이다. 힘줄이 심하게 손상된 경우에는 인공 힘줄 이식이나 역행성 어깨 인공관절 치환술이 고려될 수 있다.


수술을 미루면 파열은 점차 진행돼 나중에는 수술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심하거나 일상에 큰 불편이 따른다면 늦지 않게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수술적 치료도 주저하지 말아야 건강한 삶의 계절을 지켜낼 수 있다. 어깨가 아플 때는 늦지 않게 경험 많은 어깨 전문의를 찾기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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