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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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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제약바이오, 항암제로 '신약수출 부진' 뚫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17 16:55

11~15일 美·유럽 공동 암학회서 한미·동아ST·신라젠 항암제 발표
20~24일 유럽종양학회서 유한·신라젠·HLB 등 항암제 성과 소개
올들어 기술수출 13건, 2.8조원 35%↓...항암제 반전 계기 기대감

한미약품

▲11~1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국제 암학회 ‘2023 AACR-NCI-EORTC’에서 관계자들이 한미약품의 항암신약 ‘HM99462’ 연구결과 포스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10월 들어 잇따라 열리는 세계 권위의 암 학회 행사에 참석해 ‘항암신약’ 연구성과를 앞다퉈 발표하면서 대규모 항암제 기술수출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올들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신약 기술수출이 주춤한 실정에서 국내 기업의 해외 암학회 참석을 계기로 기술수출 분위기 반전으로 이어질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11~1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국제 암 학회 ‘2023 AACR-NCI-EORTC’에 참가해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새 항암 혁신신약 ‘HM99462’ 연구성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다.

AACR-NCI-EORTC은 미국암학회(AACR), 미국국립암연구소(NCI), 유럽암연구및치료기구(EORTC)가 공동 주최하는 세계 권위의 학술회의로, 암 치료에 관한 최신 주요 연구 결과들을 매년 선정해 발표한다.

한미약품이 발표한 HM99462는 폐암, 대장암, 췌장암 등을 유발하는 ‘KRAS’ 단백질 변이가 활성화되지 못하도록 신호전달 역할을 하는 ‘SOS1’ 단백질과 KRAS의 결합을 억제하는 약물로, KRAS 변이 유형에 관계없이 다양한 고형암 세포주에서 항암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혁신성을 평가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내년 중 임상 1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는 이 학술회의에서 세계 최초로 ‘SHP1 알로스테릭 억제제’ 기전의 면역항암제 ‘DA-4511’의 동물모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 효소인 SHP1의 알로스테릭 부위(활성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를 활용해 SHP1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면역항암제로, 이러한 기전의 항암제 연구결과 발표는 세계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라젠은 이 회의에서 세포분열을 막아 암세포를 죽이는 방식인 유사분열 억제제 계열의 전이성 고형암 치료제 ‘BAL0891’의 임상 1상 연구 개요를 발표했다. 신라젠은 지난해 스위스 바실리아로부터 ‘BAL0891’을 도입,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24일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미국암연구학회(AACR),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함께 세계 3대 암 학회로 불리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가 열린다.

이 학회에서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얀센의 이중항체 치료제 ‘리브리반트’의 병용 임상 3상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신라젠 역시 이번 ESMO 2023에서 주력 파이프라인인 항암바이러스 ‘펙사벡’과 미국 리제네론의 면역항암제 ‘리브타요’의 병용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한다.

이밖에 중견 제약사 HLB는 표적 항암제 ‘리보세라닙’과 일본 다이호약품의 항암제 ‘론서프’의 대장암 병용 임상 1b·2상 결과를 발표하고, 바이오벤처 티움바이오는 경구형 면역항암제 ‘TU2218’의 임상 1a상 결과,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항암제 ‘ABL111’ 임상 1상 중간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술수출은 총 13건, 계약금액은 총 2조83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 가량 감소했다. 글로벌 고금리와 경기침체 지속으로 주요 글로벌 빅파마(거대제약사)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항암제 분야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규모 약 220조원으로, 질환별로 볼 때 전체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대규모 기술수출이나 블록버스터 의약품 탄생 가능성이 높은 분야인 셈이다.

업계는 이번 학술회의들이 학계는 물론 기업계와 투자사들도 주목하는 행사인 만큼, 우리 기업들의 연구성과 발표가 올해 4분기 대규모 기술수출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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